한국도 ‘유동성 함정’ 위기

입력 2012-03-08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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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 앞다퉈 돈 풀자 한국 통화량 증가 우려 경기 살아나지 않으면 물가↑·부채↑ 역풍

전 세계에 돈이 넘쳐난다. 지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부터다. 주요 선진국들은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통화량을 늘렸고 금리를 내렸다. 풀린 돈이 경제 주체 곳곳에 흐르면서 경기가 살아났다면 다행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지난해 4분기부터 마이너스 성장에 돌입했다. 일본은 31년만에 무역적자를 기록했다. 미국의 경기 회복이 더디기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선진국들이 돈을 풀어도 돌지 않는 유동성 함정에 빠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조처에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달 시중통화량을 뜻하는 광의통화(M2·평잔)는 전년 동월 대비 4.9% 증가했다.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민성기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거 선진국들이 돈을 푼 것이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M2가 상승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시중통화량은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급증했다. 이후 통화량은 점차 하락세를 보이다 지난해 말부터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은 만성 디플레이션(물가하락)을 벗어나기 위해 10조엔 규모의 추가 양적완화를 단행했다. 유로존은 재정위기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1조유로 규모를 시장에 풀었다.

문제는 효과다. 시장에 돈을 풀면 기업의 경기가 살고 일자리가 늘어나는 선순환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최근의 세계 경제는 그렇지 않다. 증시와 유가 등 돈이 투기성 자금에 유입되고 있다. 물가 상승과 부채 증가도 자극하고 있다.

최창호 신한금융투자 투자분석부장은 “최근의 글로벌 증시의 상승은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보다는 유동성이 크게 풀린 영향이 크다”며 “시중의 유동성은 사상 최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미국과 유럽이 돈을 풀어도 다시 은행에 예치되면서 경제 순환이 잘 되지 않고 있다”며 “재정위기, 경제침체 등 리스크가 높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현재의 한국 경제는 유동성 함정을 얘기할 단계는 아니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4분기부터 지난해 2분기까지 과잉 유동성 상태였지만 최근에는 해소됐다는 것이 민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낮아지는데 통화량은 다시 늘어날 경우 과잉 유동성을 다시 겪을 수 있다. 올 1분기는 우리나라 경제는 0%대 성장률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민 연구위원은 “경기는 살아나지 않는데 통화량이 증가하면 부채 규모가 커지고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며 “글로벌 유동성 확대 추세가 M2 증가율을 높일 수 있으니 주의깊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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