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정치권 탐욕 그리고 IB

입력 2012-02-16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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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섭 부국장 겸 증권부장

무분별한 선심성 공약에 밀려 실물경제 마저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도 찬밥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대형 투자은행(IB) 육성을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마저 무산돼 국내 IB 환경은 더욱 어려워졌다.

자본시장통합법 시행 3년이 흘렀지만 과거와 별반 수준이 달라진 게 없다. 대형IB를 위해 중소형 증권사에 대한 과감한 M&A를 공언했지만 공염불에 그치고 말았다.

자본시장법 개정안 처리 불발은 이미 예견됐었다. 법안을 다룰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개정안 처리에 전혀 관심조차 두지 않았었다.

국회의원은 자본시장 개정안이 국내 금융 및 자본시장 활성화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 지 잘 알지 못한다. 지난해 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를 전제로 대형 IB 요건을 갖추기 위해 수천억원을 증자했던 증권사들의 자금은 잠을 자고 있고 프라임브로커 업무 수행을 위한 증권사들은 구체적인 투자 및 인력충원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다양한 자금조달 수단이 마련될 경우 실물경제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발 처리를 해서는 안될 일이었다. 국내 증권사들이 새 수익원 발굴을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지도 그들에겐 관심대상이 아니다. 오로지 표밭갈이에만 여념이 없다.

국내 증권사는 그동안 브로커리지 위주의 영업 행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다양한 IB 업무 영역을 발굴하는 등 지난한 몸부림을 해왔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이 전무한 상황에서 증권사간 경쟁만 가열됐고,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인해 별로 먹을 게 없는 시장으로 전락해버렸다. 국내 상위 5대 증권사의 수익중 IB 비중은 5.9%에 불과하다는 보고서도 있다. 아직도 우물안 개구리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주식시장을 자본시장의 꽃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은 주식거래로 인한 단순한 자금조달 기능 외에 국가와 기업의 혈맥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한 기업이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고, 주목을 받으며 성장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다양한 파생상품은 시장의 볼륨 확대를 떠나 자금 순환의 중추적인 고리 역할을 한다. 때문에 주식시장에는 온갖 국내외 뉴스들이 흘러다닌다. 일부 루머성-음해도 있지만 자금 순환과 관련된 이런 저런 얘기거리들이 넘쳐난다. 개별 종목과 관련된 뉴스는 물론 물가-고용-환율-성장 등 여러 지표가 모이고 흩어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거대한 자금탑을 쌓아간다.

매일매일 열리고 마감하는 주식시장을 통해 한 나라의 경제현황과 활기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것이다.

영화 페이스메이커(pacemaker)는 평생 주연선수의 승리를 위해 30㎞만 달려야 하는 페이스메이커의 이야기를 감동스럽게 담아낸 작품이다. 특정 주자의 승리를 위해 어느 지점까지 같이 달려주며 그 주자의 속도를 높여주는 보조 주자가 바로 페이스메이커의 역할이다.

이 영화는 나를 버리고 남을 위해 희생하는 어느 마라톤 선수 얘기를 다뤘다는 점에서 적지않은 감동을 선사한다.

얼마전 한 TV에서 글로벌 성공시대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오스트리아 최대의 아시아식당 외식업계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아카키코의 회장 전미자씨. 그가 낯선 오스트리아에서 동양음식으로 유럽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비결은 다름아닌 남을 위한 ‘봉사와 열정’이었다. 자기 자신의 성공을 위해 뛴 것이 아니라 남을 행복하게 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가 자연스럽게 성공으로 이어졌다. 자신의 가족에게 음식을 대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온갖 정성을 쏟아부었던 것. 자기 자신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사람 일마저 그르치게 하는 우리 정치 현실이 너무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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