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수수료율 '애정남'이 필요해

입력 2012-02-16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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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비용 배분 문제로 원가계산 어려움

“정부가 매년 모든 카드사의 원가분석 후 합리적인 수수료율을 제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수수료율 수준에 대한 사회적 갈등을 초래한다.”(금융위원회)

“금융은 제조업이랑 달라서 원가 계산이 힘들다. 원가를 내도 한쪽에서는 과대하다고 하고 다른쪽에서는 과소하다고 할 것이다.”(카드업계 관계자)

중소가맹점의 카드 수수료율 인하를 골자로 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대한 금융당국과 카드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금융위가 수수료율 원가를 산출해서 최소한의 이윤만 보장하는 수준에서 중소가맹점의 수수료율을 결정한다는 방안은 얼핏 합리적인 대안으로 보인다. 하지만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모두 원가 산출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원가 산정이 힘든 것은 공통비용을 배분하는 문제 때문이다. 제조업은 생산라인 자체가 구별돼 있기 때문에 제품별로 소요되는 원자재비용, 인건비 등을 쉽게 산출할 수 있다.

하지만 금융업은 다르다. 예를 들어 예금, 펀드, 보험, 카드 등을 다 판매하는 은행 창구의 카드 발급 원가를 산출한다고 할 때 창구 직원의 업무량 가운데 카드 발급 업무가 차지하는 비중을 계산해 인건비를 나눠야 하는데 이게 쉽지 않다는 것이다.

카드 가맹점 수수료 원가 분석 문제도 마찬가지다. 카드사의 비용을 일시불·할부 등 신용판매와 카드론, 현금서비스 등으로 나눠야 한다. 카드사가 1억원을 들여 TV광고를 한다고 할 때 이 비용을 신용판매와 현금대출로 어떻게 구분할 것이냐 하는 문제다. 이처럼 조달비용, 마케팅 비용, 프로세스 비용 등 각종 공통비를 분배하는 기준을 세우는 것은 상당히 어렵고 설사 기준을 세운다 하더라도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기준은 매출액 또는 수익 기여도에 따른 공통비 배분이다. 하지만 두 기준 중 어느 것을 택하느냐에 따라 수수료 원가가 크게 달라진다. 신용판매는 취급액 규모는 현금 대출보다 훨씬 크지만 수익성은 매우 낮다. 취급액으로는 70%를 차지하지만 수익 기여도는 한 자릿수다. 따라서 매출액 기준으로 공통비를 배분하면 원가가 상당히 높아지고 수익 기여도를 기준으로 하면 원가가 너무 낮아진다.

그동안 원가 산정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01년 산동회계법인이, 지난 2004년 삼일회계법인이 각각 가맹점 수수료 원가를 분석했는데 불과 3년 만에 원가가 2.45%에서 4.75%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카드대란 전후의 시기적 특성을 감안해도 너무 큰 폭의 변화다. 2007년에는 한국금융연구원이 수수료 원가 분석에 나섰다. 하지만 공통비 배분 문제의 난관에 부딪쳐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현재 한국금융연구원이 5년 만에 다시 수수료 원가 산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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