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KTX 민영화 '눈 가리고 아웅'

입력 2012-02-07 10:38 수정 2012-02-0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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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성어 중‘모순당착(矛盾撞着)’이란 말이 있다. 자기의 방패는 어떤 창이라도 막아 낼 수 있다고 한 데에서 나온 성어로 같은 사람의 문장이나 언행이 앞뒤가 서로 어그러져서 모순되는 일을 뜻한다.

KTX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국토해양부의 행보가 그렇다. 발단도, 결론도 국토부가 주인공이다. 주성호 제2차관은 6일 출입기자들과 만나“수서발 KTX 운영자 선정(민간개방)시 코레일을 배제하겠다고 발표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KTX 경쟁체제 도입 과정에서 코레일의 참여 가능성을 처음으로 언급한 것이다.

그러나 이는 국토부가 코레일 입찰 참여에 대해 민간 참여 원칙에 맞지 않는다며 강하게 부인했던 기존 논리를 완벽히 뒤집는 것이다. 특히 국토부의 KTX 민간 개방의 취지가 다름 아닌 코레일의‘독점 폐혜’다.‘독점’이 코레일의 방만경영을 일삼게 한 원인이란 것이다.

그런데도 한달 남짓 만에 코레일도 KTX 민간 개방에 참여가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매표소 직원에 연봉 5800만원을 주는 공룡 코레일에 더 이상 철도운영을 맡길 수 없다고 핏대를 세우던 국토부가 슬그러미 꽁무니를 빼고 있다.

이러다 보니 업계는 벌써 KTX 민영화 의지를 의심하고 있다. KTX 민간사업자 사업제안 공모를 4월 총선 이후로 미루면서 오해를 사더니 스스로 논리까지 뒤짚어서다.

특히 철도요금 인하로 민간 개방의 혜택을 가져갈 거라는 국민들은 어리둥절하기 만하다. 정책의 일관성을 생명처럼 지켜야하는 정부가 졸속으로 민영화를 추진하다보니 말이 바뀌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보낸다.

물론 정부 말대로 코레일 방만경영에 따른 민영화가 필요할지 모른다. 국민여론 지지를 얻으면서 추진하고 싶은 국토부 심정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자신의 논리조차 뒤짚고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정부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을 수 없다.

더구나 국민들은 코레일 방만경영의 최종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 철도 경쟁체재 도입과정에서 국토부가 잊지 말아야 할 가장 중요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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