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순의 일본이야기]부글부글 지옥탕서 노근노근 천국체험

입력 2012-02-06 10:29 수정 2012-02-0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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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온천 쿠사츠·게로·아리마

연일 수은주가 곤두박질 치고, 한파에 옆집 뒷집 수도관이 연달아 터지고, 혹한의 서릿발이 뼛속을 가르면 가를수록 강해지는 ‘온천본능’. 전신의 촉수가 따뜻한 물을 향해 뻗어나가는 이 계절, 각설하고 겨울엔 온천이 최고다. 강풍에 막힌 바닷길도 폭설에 발이 묶인 하늘길도 기다리면 뚫리느니, 떠나라 온천여행!

세상은 넓고 용천은 많지만, 그래도 온천 하면 일본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활화산의 10%가 집중돼 있는 일본은 전국 어디서든 땅만 파면 더운 물이 솟을 정도라는 온천대국. 숙박지를 갖춘 온천지만 3000여곳이 넘는다. 그중 가장 이름난 세곳, 이름하야 일본 3대 명탕으로 꼽히는 온천은 쿠사츠,게로, 아리마.

일본인들은 가장 가고 싶은 온천으로 쿠사츠를 첫손에 꼽는다. 군마현 해발 1200여m 고지대에 자리한 쿠사츠는 하루 5300리터에 달하는 온천수를 내뿜는다. 유황을 함유한 강산성의 뜨거운 온천수가 그야말로 펑펑 쏟아지는데, 살균력이 높아 피부병에 특효라고 명성이 자자하다. 온천에 대못을 넣으면 일주일만에 녹을 정도로 산성이 강하니 탕에 몸을 담그기 전 착용했던 장신구는 빼두는 것이 필수.

마을 한복판에서 끓어오르는 원천 ‘유바다케’는 풍부한 온천수량을 자랑하는 쿠사츠의 상징이다. 옆에 무료 족욕탕이 마련돼 있어 마을을 산책하다 피로해지면 언제라도 발을 담그고 유바다케와 주변 경관에 젖어볼 수 있다.

굴욕 없는 꿀피부를 열망하는 이는 기후현 게로 온천으로 향하라. 게로 온천의 또 다른 이름은 ‘미(美)의 온천’. PH 9.2의 강한 알칼리성을 유황천인 이곳 탕에 푹 몸을 뉘었다 나오면 피부가 매끌매끌 광이 난다. 온 몸이 비단처럼 보드라워지는 기회는 게로 온천을 찾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니 의심 말고 풍덩 뛰어들자. 피부 뿐 아니라 류머티즘질환과 운동기능장애에도 큰 효과가 있다고 하니 일타삼피.

고베 롯코산 중턱에 자리잡은 아리마 온천은 도고, 시라하마 온천과 더불어 '일본의 3대 고(古)탕'으로 꼽힌다.7세기에 개발돼 천년이 훌쩍 넘는 세월이온천과 함께 흘렀는데,오래도록 명탕으로서화려한 영예를 누려온 것에 비하면분위기는 소박하다.

한적한 정취가 흐르는 마을엔 색과 효능이 다른 두 종류의 원천, 금탕(킨노유)과 은탕(긴노유)이 솟는다. 철과 염분때문에 불그스름한 황토빛을 띄는 금탕은 피부미용, 말초순환장애에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색 투명한 은탕은 라듐과 탄산염을 함유하고 있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에좋다고 한다.

일본 온천 이야기에 벳푸를 지나치면 섭하다. 오이타현에 위치한 벳푸는 온천이 샘솟는 구멍이 무려 2848개나 되는 세계 최대 온천타운.일본 제일의 용출량을 자랑하는 온천도시답게 땅에서 솟아나는 뜨신 물이라면 남부러울 것 없이 풍성하고 다양하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온천 성분을 경험해볼 수 있다고 보면 된다.

벳푸는 바닷가에 쓰루미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있어 산과 바다의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두루 즐길 수 있는데다 아이부터 어르신의 입맛을 아우르는 관광지도 많아 가족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100℃에 가까운열탕 위로 하얀 수증기가모락모락 피어오르는모습 때문에 '지옥'이라 이름 붙은 온천들을 순례하며 자연의 신비를 체험하고, '지옥'에서 꺼낸 삶은 달걀을맛보는 재미는벳푸 여행에서 놓칠 수 없는 즐거움.

특히 아이와 함께라면 스기노이호텔을 추천할만하다. 일본 최대 온천호텔로 아름다운 벳푸만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노천온천과 대규모 온천 수영장이 있어 어른과 아이 모두 신나게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이미순 ㈜비코티에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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