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영 감독 "'부러진 화살' 논란은 소통의 '굴절' 때문"

입력 2012-01-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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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영화 ‘부러진 화살’ 논란과 관련해 정지영 감독 연출자로서의 입장을 밝혔다.

31일 오후 정 감독은 언론사에 배포한 ‘영화 부러진 화살 논란과 관련하여’란 제목의 글을 통해 “영화뿐만 아니라 모든 미디어는(심지어 신문기사마저도) 그것과 소통하는 자의 인생관 혹은 세계관에 따라 다르게 읽히게 마련”이라며 “이것을 문화이론으로 ‘굴절’이라고 부른다”고 말했다.

이어 “22년 전 내가 만든 영화 ‘남부군’도 어떤 이는 ‘빨갱이를 대단한 휴머니스트들로 미화한 용공영화’로 읽고 또 다른 이는 ‘강철 같은 빨치산들을 나약한 감상주의자로 묘사한 반공영화’로 읽어내던 일이 기억난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이 같은 현상에 빗대어 ‘부러진 화살’을 말했다.

그는 “이번 ‘부러진 화살’에 대한 논란이 지금처럼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는 것은 바로 ‘굴절’의 적극적인 결과물들이라고 여겨진다”면서 “여기서 ‘굴절’은 ‘왜곡’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은 “우리사회가 이 영화를 보고, 자기 위치에서 자신의 세계관으로 영화가 던진 의미를 해석하고 새로운 논의를 만들어 내고 있다”면서 “이것은 그 영화에서 내가 제기한 문제가 무엇인가와 관계없이 내 영화 속에 우리 사회가 공론화해야할 상당히 중요한 요소들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생각돼 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 감독은 ‘부러진 화살’로 인한 사회적 논란에 대해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아쉽다면, 어떤 경우는 아직 영화도 보지 않은 채 감독을 나쁜 사람으로 만들고 있기도 하고 맡은 역과 연기자의 관계를 악의적으로 모독하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이라며 “그것은 합리적인 토론의 기초가 아예 부재한 것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나는 영화 ‘부러진 화살’이란 작품뿐만 아니라 내가 그동안 공식적으로 인터뷰하고 발언한 일체의 언급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질 것”이라며 “감독으로서 당연한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논란이 지금은 지엽적인 문제에 머물고 있지만 더 큰 담론에까지 다다를 것이라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이 영화는 사법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법부와 일반 국민의 관계를 들여다 본 것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정 감독은 “영화가 사회적 성찰의 계기가 된다면 감독으로서는 큰 보람 아니겠나. 결국에는 내 영화를 떠나서 더욱 더 크고 중요한 문제에 대한 더욱 더 뜨거운 토론들이 생겨났으면 좋겠다. 나는 사회란 그런 논쟁을 통해 조금씩이나마 서로 사명감을 나누며 한발자국씩 건강을 ‘회복’하는 거라고 믿고 있는 사람”이라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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