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만에 한국 땅 떠나는 론스타

입력 2012-01-27 16: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해외 투기자본’의 대명사가 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한국땅을 떠난다.

27일 금융위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금융위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거부했다면 론스타는 금융위의 강제 지분 매각 시한인 오는 5월까지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었다.

이제 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에 넘기기만 하면 외환은행 인수와 관련해 지난 9년 동안 갖은 논란을 야기했던 론스타는 한국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하게 된다.

론스타는 지난 2003년 1조3800억원에 당시 외환은행을 인수했다. 당시 외환은행은 부실이 쌓여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여의치가 않자 당국은 결국 해외 사모펀드에 외환은행을 매각했다.

이듬해부터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적법성을 둘러싼 논란이 시작됐다. 2004년 투기자본감시센터가 론스타의 주식취득 승인 무효 소송을 내는 것을 시작으로 2005년 외환은행 매각과 관련해 경제 관료 20명이 검찰에 고발된다. 그해 10월 검찰이 본격적으로 론스타와 론스타 어드바이스 코리아 이정환 대표에 대한 탈세 혐의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2006년 들어 검찰 수사가 본궤도에 오르기 시작한다. 유회원 론스타코리아 대표와 오성일 전 허드슨코리아 자산관리팀장이 체포되고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이 구속된다. 외환은행의 부실을 부풀려 론스타에 헐값에 팔았다는 혐의였다. 또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 이정재 전 금융감독위원장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 시기에 조사를 받은 대상자 가운데는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포함돼 있다.

변양호 전 국장의 구속은 ‘변양호 신드롬’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공무원이 논쟁적인 사안이나 책임질만한 결정을 하지 않는 현상을 표현한 말이다. 여기에는 변 전 국장은 2010년 결국 무죄판결을 받았다.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자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매물로 내놓았다. 국민은행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검찰 수사가 길어지면서 2006년 11월 론스타가 매각 협상 파기를 선언한다.

2007년 론스타가 새롭게 만난 외환은행 인수 대상자는 HSBC였다. 양측은 두 차례 협상시한을 연기했지만 매각가격에 이견을 보여 결국 2008년 9월 HSBC가 인수 포기를 선언하게 된다.

2008년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이 열린다. 론스타측이 외환카드가 외환은행에 흡수되기 전 감자설을 허위로 유포해 기업 가치를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게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이다. 기소된 유회전 전 론스타 코리아 대표 등은 1심에서 유죄를 받았지만 6월에 열린 2심에서는 무죄를 받았다. 2009년 열린 외환은행 매각 관련 재판에서도 하종선 변호사, 변양호 전 국장, 이강원 전 행장 등이 줄줄이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론스타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다.

2010년 11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를 추진하겠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고 불과 9일 만에 곧바로 양측이 매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외환은행 매각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지난해 3월 대법원이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에 대해 유죄 판결을 내리면서 외환은행 매각이 다시 표류하게 된다. 여기에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로 대주주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꼬여갔다.

지난해 10월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조작 사건 유죄 판결이 확정되자 금융위는 11월 외환은행 초과지분 매각 명령과 함께 하나금융지주에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신청서를 다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결국 27일 금융위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자회사 편입을 승인하면서 외환은행은 2전3기로 새주인 찾았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진짜 결혼한다…결혼식 날짜는 10월 11일
  • '우승 확률 60%' KIA, 후반기 시작부터 LG·SSG와 혈투 예고 [주간 KBO 전망대]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772,000
    • -0.2%
    • 이더리움
    • 4,341,000
    • +1.4%
    • 비트코인 캐시
    • 467,700
    • -0.76%
    • 리플
    • 617
    • -0.64%
    • 솔라나
    • 199,000
    • -0.15%
    • 에이다
    • 533
    • +2.11%
    • 이오스
    • 731
    • -0.68%
    • 트론
    • 179
    • -3.24%
    • 스텔라루멘
    • 122
    • -3.94%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750
    • -0.77%
    • 체인링크
    • 19,100
    • +4.26%
    • 샌드박스
    • 427
    • -0.47%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