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2012 화두는 '창조ㆍ혁신'

입력 2012-01-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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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톡튀는 아이디어가 기업을 살린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공간인식기구'를 제안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삼성전자 임직원 김종복, 정성호, 조영상, 김종복.
#지난 1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에서는 직급, 직책, 부서와 상관없이 선착순으로 참가한 임직원 30여명이 창의적 아이디어를 맘껏 뽐냈다. 이를 통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인식 기구, 어느 곳에나 설치 가능한 천문대, 물 절약 시스템 등 7가지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발굴됐다.

재계의 올해 경영화두는 창조와 혁신이다. 고 스티브 잡스 애플 전 CEO는 창조적 아이디어 하나로 IT생태계를, 더 나아가 세상을 바꿔놨다. 무한한 상상력과 창조력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혁신이 기업 성패를 좌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 때문에 각 기업들은 창조 경영, 창조적 인재 육성에 힘을 쏟고 있다.

■창의력 개발에 기업들 앞장=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임직원들이 열정과 재능, 창의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발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창의개발연구소’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창의개발연구소는 임직원들이 직접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안해 과제로 선정되면 기존 업무에서 벗어나 본인의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태스크포스팀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이번에 처음으로 열린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 워크숍’은 △삼성전자 기존제품의 개선 아이디어가 아닐 것 △실제품 가격이 10만원 한도 내에서 구현 가능할 것 △동작 원리설명이 가능할 것 등의 일정한 규칙 아래 진행됐다.

발굴된 아이디어 중 향후 발전 가능성이 있는 우수한 아이디어는 창의개발연구소의 연구 과제로 선정되기 위한 검토를 거칠 예정이다.

삼성전자 인사팀장인 원기찬 부사장은 “임직원의 기발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끊임없이 발굴해 창의적이고 유연한 사고의 기업이 되도록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서울 LG트윈타워 서관 33층에 사업 전략, 마케팅, 상품기획, R&D 등 아이디어 도출 회의에서 창의적인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새로운 공간을 개설했다.

회의실 벽은 40여 개의 조립식 쿠션으로 채워져 회의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팀을 꾸릴 수 있고, 책걸상과 소파, 회의실 칸막이 등을 쉽게 옮겨 분임토의와 대단위 회의가 자유자재로 진행될 수 있게 구성됐다.

소규모 그룹토의 회의실이 여러 개 준비됐고, 각각의 회의실은 벽면이 화이트 보드로 꾸며져 청사진부터 세부사항까지 한 눈에 들어온다.

웅진코웨이는 휴게실 내에 도서실을 꾸며 놓고 책장에 다양한 도서와 만화책을 구비했다. 휴게실 다른 한쪽엔 미니골프연습장과 탁구대, 오락실 게임기와 닌텐도 위 등을 설치해 직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이 회사는 또 '신기충전방'이라는 마사지실과 각 층마다 안마의자를 설치했다. 웅진코웨이의 이 같은 기업문화는 이 기업만의 독특한 조직인 '신기나라운동본부'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현실화 한 것이다.

신기나라운동본부는 신입사원 7명과 홍준기 사장이 한 달에 한 번씩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은다. 신입사원들은 대리로 승진하면 자동 탈락된다. 끊임없이 젊은 피를 수혈 받아 젊은 조직문화를 이끌어가기 위한 전략이다.

■창조와 혁신, 100년 기업 위한 필수 역량= 1955년 미국 500대 기업에 선정됐던 업체들 가운데 40년 후 생존한 기업은 불과 160개에 불과했다. 이같은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휴대폰 업계 부동의 1위였던 노키아는 애플 아이폰 탄생 후 추락하고 있고, 혁신 제품으로 큰 성공을 거뒀던 닌텐도는 또 다른 혁신 제품 앞에 무릎을 꿇었다. 전자업계 강자였던 일본 소니도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가속화하는 글로벌 경쟁에서의 승패는 누가 '창조적 주도권'을 갖고 기술과 제품, 시장을 이끄느냐에 달려 있다. 영원한 1등이란 없다는 얘기다.

LG경제연구원 김범열 수석연구위원은 "불확실성과 복잡성이 커지는 미래 환경에서 지속적인 변화가 필수적일 수밖에 없다"며 "과거의 성공방식을 맹목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장 창조 및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언제나 문제의식을 갖고 더 잘해보고자 도전하는 자세가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 9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뉴욕에서 열린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에서 향후 삼성이 지향해야 할 좌표로 '창조경영'을 제시했다.

그로부터 5년 5개월이 지난 후, 이건희 회장은 창조와 혁신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가전전시회 'CES 2012'에서 기자들과 만나 "사장들에게 미래에 대해서 충실하게 생각하고 상상력과 창의력을 활용해 힘 있게 나아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신년하례식에서도 이 회장은 "실패는 삼성인에게 주어진 특권으로 생각하고 도전하고 또 도전하라"며 "미래는 신사업, 신제품, 신기술에 달려 있고, 이를 위해서는 기업문화를 더 개방적이고 유연하며 혁신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틀을 모두 깨고 오직 새로운 것만을 생각해야 한다는 게 이 회장이 강조하는 부분이다.

삼성 고위 관계자는 "그 동안 우리는 패스트팔로우어(빠른 추격자)였으나, 이제는 퍼스트무버(시장선도자)로 위치를 점차 옮겨가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앞에 누가 있으니 빨리 따라가면 됐지만 이제는 앞에 아무도 없기 때문에 상상력과 창의력이 무엇보다 중요해 졌다"고 설명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지난 19년간 'LG혁신공유회'에 개근하며 "늘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것만이 고객가치를 차별화하고 시장 선도를 가능케 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은 창조와 혁신에 힘을 쏟고 있다"며 "늘어나고 있는 대기업의 고졸 채용 확대도 창조경영 시대를 맞아 더 이상 학력만으로 인재를 평가하지 않는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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