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엄정화 "연기도 인생도 '변화구'가 좋다"

입력 2012-01-1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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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댄싱퀸' 속 '엄정화'로 출연한 배우 엄정화

▲사진 = 고이란 기자
이런 맞춤 배역이 또 있을까.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댄싱퀸’의 히로인 엄정화가 극중 ‘엄정화’로 출연한다. ‘엄정화’를 엄정화가 연기한다. 윤제균 감독은 처음부터 엄정화를 롤 모델로 이번 영화를 기획했다고 한다. 그러니 다른 여배우가 출연할 이유가 없었다. 엄정화의 영화며, 엄정화에 의한 영화고, 엄정화를 위한 영화가 ‘댄싱퀸’인 셈이다. 때문일까. 영화 속 엄정화는 데뷔 20년차의 공력을 자랑하듯 종횡무진 활약한다. 화려함과 섹시함의 대명사인 자신의 이미지를 적절히 살려 억척 전업주부부터 무대 위 ‘댄싱퀸’의 모습을 자신의 모습과 오버랩 시키며 그려냈다. 자신의 필모그래피 중 단연 돋보이는 연기이자 탁월한 선택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지난 13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엄정화는 다소 피곤한 모습이었다. 3일간의 언론 홍보 기간 마지막 날 마지막 인터뷰였다. 하지만 영화 얘기에 금방 활기를 띠었다. 언론 시사회 후 쏟아지는 호평에 자못 기대감이 크단다.

▲사진 = 고이란 기자
엄정화는 “솔직히 지금껏 출연한 영화 중 한 방으로 기억된 작품이 없다. 이번 ‘댄싱퀸’이 꼭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며 기대감을 전했다. 하지만 작품에 쏟아지는 호평과 달리 자신에 대한 호평에는 부담스럽다며 몸을 낮춘다. 그는 “제목을 보고 내가 주인공인 줄 알지만 사실 황정민씨가 주역”이라며 “개인적으론 촬영 기간 동안 감정 자체가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가 즐거운 기억이 많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상대 배우 황정민과는 2005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2009년 ‘오감도’에 이어 세 번째 만남이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번 ‘댄싱퀸’에서도 황정민과 찰떡 호흡을 과시한다. 황정민 두고 ‘어떻게 공을 던져도 받아내는 배우’라고 소개했다. 엄정화는 “내가 틀을 짜고 연기하는 스타일이 아니라 상대 배우들이 좀 힘들어 한다”면서 “그런데 황정민 역시 나와 비슷하다. 애드리브에 이미 열려 있는 상태라, 서로에게 편안하게 다가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영화를 보면 연기와 일상의 경계선을 구분 짓기 어려울 정도의 장면이 많이 등장한다. 두 사람의 부부싸움 장면에서 나온 ‘소는 누가 키우나’란 대사, 또는 극중 엄정화가 무대 의상을 입고 거울을 보던 중 ‘춤 한 번 춰봐’란 대사는 영화 속 즉흥 연기의 한 부분. 엄정화는 “평소에도 직구보단 변화구가 맘에 든다. 세상살이가 다 그렇게 정직하게만 오는 것도 아니지 않냐”며 웃는다.

‘인생의 변화구’란 의미로 대화를 넘겨봤다. 엄정화처럼 짧은 시간에 극심한 육체적 심적 고통을 겪은 연예인도 흔치 않다. 인생의 동반자와도 같던 절친 최진실과 최진영 남매의 죽음을 눈앞에서 겪어 냈다. 2010년 초에는 가수로서 사형선고나 다름없는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 물론 지금은 이들 모두 이겨낸 상태다. 하지만 인터뷰 도중 아주 짧은 순간이지만 눈시울을 붉히며 힘들어 했다.

▲사진 = 고이란 기자
엄정화는 “아직도 (최진실이) 내 옆에 없다는 게 실감나지 않는다”고 더 이상을 언급을 피했다. 갑상선암 수술에 대해서도 “지금은 완쾌가 된 상태다. 하지만 진단 초기에는 병명에서 오는 어감 탓인지 솔직히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을 보낸 탓인지 현재는 매 순간을 감사함으로 살고 있단다. 그 감사함이 영화 속 ‘엄정화’가 꿈을 향해 가는 과정과 비슷해 보였다. 가수와 배우로서 이미 확고한 자리매김에 성공한 그의 실제 꿈이 궁금했다. 아직도 배가 고플까. 엄정화가 꾸는 꿈은 무엇일까.

그는 “이미 내가 꿨던 꿈은 이뤄졌다. 가수로서의 꿈과 가수로 살아가며 도전하고 싶었던 배우로서도 살고 있으니 더 이상 바랄게 뭐가 있겠나”라면서 “이젠 인간 엄정화를 사랑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다. 더 좋은 삶과 더 좋은 배우가 되는 게 남은 꿈 같다”고 말했다.

▲사진 = 고이란 기자
인간 엄정화로서 살아가는 꿈과 목표 점에는 결혼도 분명 있을 듯하다. 이미 혼기를 훌쩍 넘긴 나이다. 주변에서 결혼에 대한 얘기도 쏟아지고 있다. 오죽하면 자신의 트위터에 ‘더 이상 결혼 얘기는 그만’이라며 공개적인 부탁까지 했을까. 현재 사랑은 하고 있을까. 연애관은 어떨까.

엄정화는 “아직도 운명을 믿는데 어딘가에 내 사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만났을 경우에 느낌도 분명히 와야 하는데, 모르겠다. 아직도 결혼이 제일 어려운 것 같다”고 손사래를 친다.

공교롭게도 동생 엄태웅이 주연한 ‘네버엔딩 스토리’와 같은 날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같은 소속사 식구이기도 한 엄태웅과 엄정화는 연예계에서도 소문난 남매애를 과시하는 사이다. 엄태웅에 대한 질문에 동생 걱정부터 앞선다. 엄정화는 “아직도 태웅이만 생각하면 물가에 내놓은 애처럼 걱정이 앞선다”면서 “우리 영화도 잘되야 하지만 동생 영화도 같이 잘됐으면 좋겠다. 태웅아 파이팅이다”며 동생의 선전을 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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