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일터]양다리 걸친 직장인, "이유는 다 달라요"

입력 2012-01-11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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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잡 전성시대…개인 특기 살려 취미삼아·해외여행 경비 목돈 만들려

# 캐리커처 디자인 업체에서 일하는 정모(30)씨는 최근 짭짤한 부수입을 얻고 있다. 부업으로 포토샵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진 편집 등 각종 포토샵 작업을 의뢰받고 정씨가 받는 일당은 건당 5만~10만원 남짓. 부업을 통해 매달 70만원 이상 벌고 있는 정씨는 이 돈을 모아 올해 여름 그리스와 터키, 이집트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자동차 공업사에서 4년째 근무 중인 이모(32)씨는 빠듯한 생활비 때문에 집 근처 야식집에서 ‘배달 알바’를 병행하고 있다. 하루 4시간 씩 알바를 하고 한 달에 받는 돈은 40만원. 본업인 자동차 공업사 월급 140만원을 합하면 한 달에 버는 돈은 200만 원 정도다. 4인가족의 가장인 이 씨에게 투잡은 생계 수단이다.

◇2012년 지금은 ‘투잡 전성시대’= 직장인 투잡(Two Job)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취업포털 스카우트가 직장인 79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직장인 10명 중 6명은 투잡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족을 부양하는 중년층 직장인 뿐 아니라 연차가 낮은 젊은 직장인들도 결혼자금과 여행 등 개인 취미생활을 위해 점차 투잡족에 합류하고 있다.

야간 대리운전 투잡을 하는 영업직 종사자 3년차 직장인 설모(31)씨는 “2년 후 쯤 결혼할 생각인데 빠듯한 직장월급 만으로는 적금 넣기도 버겁다”며 “큰돈을 버는 건 아니지만 영업을 하며 운전에 자신이 있는 만큼 즐기며 일하려 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개인의 특기를 이용한 투잡족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컴퓨터 활용능력을 이용해 투잡에 나선 직장인들의 비율이 점차 커지고 있다. 포토샵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정씨는 “학창 시절에도 틈틈이 포토샵 작업, 웹사이트 편집 등의 프로젝트를 받아 용돈벌이를 했다”며 “수입도 짭짤해 회사동료들도 투잡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설문조사결과 투잡족 중 17.6%은 디자인 개발기획 등 컴퓨터 관련 일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외에 과외, SNS 온라인 광고 및 홍보 일을 하는 직장인도 14.1%에 달했다. 편의점 마트 아르바이트를 하는 직장인도 14.1%인 것으로 조사됐다.

홍보대행사에서 일하는 입사 2년차 김 모(28)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주말마다 4시간 씩 논술과외를 하고 있다. 학창시절 근처 보습학원에서 국어강사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을 살려 그룹과외를 하고 있다.

김 씨가 벌어들이는 과외비는 한 달에 30만원 남짓. 김 씨는 이 돈을 모아 호주로 여름휴가를 떠날 계획이다. 김씨는 “비록 주말투잡이지만 2시간 과외 임을 감안하면 수입도 짭짤하다”며 “여름휴가 때까지 비행기 값은 충분히 벌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개인 블로그, SNS등을 이용한 상품체험 및 홍보투잡은 시간 대비 고효율의 재택업무라는 점에서 투잡족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투잡도 전략…직장업무·시간·효율성 따져봐야 = 무엇이든 무턱대고 따라하면 실패를 맛보기 쉽다. 투잡도 마찬가지다. 생각 없이 투잡을 시작했다가 직장과 투잡 모두를 놓칠 수 있다. 특히 이런 경우는 투잡을 통해 생활비 마련에 나서는 ‘생계형 투잡족’에게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동차 공업소에서 일하는 이모 씨는 전형적인 생계형 투잡족이다. 직장에서 받는 월 140만원으로는 자녀양육과 내집 마련을 위한 재테크는 생각도 못한다. 이 씨가 배달 아르바이트를 통해 버는 40만원은 대출이자 갚는데 일부 사용된다. 그나마 생활은 조금 나아졌지만 이 씨의 체력은 점차 바닥나고 있다. 이씨는 “불과 3개월 만에 체중이 4kg 줄고 출근해서도 몸이 무거워 업무에 집중하기 어렵다”며 “요즘 들어 직장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을만한 새로운 투잡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전문 사이트 스카우트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생계형’으로 분류되는 월 11회 이상 투잡 근무 중인 직장인은 전체의 6.9%, 월 8~10회 근무 비율도 5.9%에 달했다.

또 주객이 전도된 경제활동으로 본업에 충실하지 못해 투잡족을 포기하는 직장인도 종종 발생한다.

은행에서 근무하는 최 모(32)씨는 이달 초 지인들과 운영하던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폐쇄했다. 평소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열망이 컸던 최 씨는 지난해 중순께 비교적 시간·공간제약이 적은 소셜커머스를 투잡으로 선택했다. 최씨는 “당시 소셜커머스 광풍이 불어 자연스레 사업을 시작했었다”고 말했다. 당시 최 씨가 초기자본금 1000만원으로 시작한 소셜커머스 사업은 중저가 명품 해외구매대행 소셜커머스 사업이다. 아이템은 나쁘지 않았다. 그런 최 씨가 6개월 만에 사업을 접은 이유는 직장과 투잡, 두 마리 토끼를 다 놓쳐 버릴까 두려웠기 때문이다.

최씨는 “미약하지만 수익도 꾸준히 발생했지만 사이트를 관리할 시간도 빠듯했고 무엇보다 사이트를 계속 유지하려다 보니 직장생활에 충실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투잡을 시작한 뒤 낭패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처음 투잡을 고려할 때 ‘선택’과 ‘집중’에 신경써야 된다고 강조했다.

취업포털 사람인 임민욱 팀장은 “적성과 업무 연관성에 맞춰 특화된 투잡을 고려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본업에 지장이 가지 않도록 효율적인 시간계획을 세우고 최소 6개월 정도의 사전조사를 통해 예상수익을 계산해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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