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BS 2TV '브레인' 조동혁, "서른 여섯…이제야 '연기'가 보인다"

입력 2012-01-09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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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고이란 기자)

극중 서준석,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과 꿈…시원함 보단 아쉬움 앞서

"연기와 목하 열애 중" 가슴 속에 개켜둔 에너지 발산은 차기작에서

배우 조동혁이 신발끈을 다시 동여맸다. 100미터 질주가 될지 마라톤이 될지는 알 수 없지만 연기자의 길에 처음 발을 내디딘 9년 전과 같은 설렘에 심장이 요동친다. 마초, 짐승남 등 비주얼적인 면이 부각됐던 조동혁은 KBS 2TV '브레인'의 서준석을 만나 힘을 '툭' 뺀 연기로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이제는 그와의 이별을 준비하며 새로운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브레인'의 종영을 2주 앞둔 지난 5일, 서울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배우 조동혁을 만났다.

"답답했어요. 시작도 못하고 끝내는 것 같은 느낌에 많이 아쉽죠."

조동혁이 연기한 서준석은 완벽한 조건을 갖춘 신경외과 전임 2년차로 극중 이강훈(신하균 분)과 일, 사랑 등 사사건건 경쟁을 벌이는 라이벌이다. 모든 것을 다 손에 쥘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준석이었지만 사랑하는 여자 윤지혜(최정원 분)를 늘 뒤에서 지켜봐야했고, 라이벌 강훈에게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도 결국 칼자루를 빼앗겼다.

그러기를 20회. 2개월이다. 준석을 떠나보낼 준비를 시작한 조동혁은 그저 "아쉽다"고 읊조렸다. 연기파 정진영, 신하균, 사랑스러운 최정원과 함께하는 '브레인'이었기에 흔쾌히 합류했다. 서준석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보여주고 싶은 것도 참 많았다. 그는 "좋은 작품, 좋은 캐릭터를 만났는데 그 매력을 다 보여드리기도 전에 이별"이라며 아쉬움을 전했다.

스토리상 강훈을 괴롭히는 악역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늘 참기만 하는 준석 탓에 답답함이 컸다. 조동혁은 "준석은 너무 답답한 남자다. 모든 걸 가질 수 있는데 결국 손에 쥔 것은 없지 않나"면서 "알고보면 강훈보다 더 참고 또 참는 것은 준석이었다. 준석을 연기하면서 인내심을 톡톡히 키웠다"고 웃었다.

준석은 그간 조동혁을 거쳐간 캐릭터들과는 무게감이 다르다. 끝내 사랑과 일 모두 강훈을 넘어서지 못한 준석이 한계로 인해 느끼는 답답함과 자기반성은 그대로 조동혁에게 투영됐다. 그는 "준석이란 캐릭터가 참 아팠다"면서 "극중 상황이 답답한 것과는 별개로 캐릭터를 더 잘 표현하고 싶은데 내가 부족해 잘 그려내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고이란 기자)
연기파라는 수식어와 함께하는 신하균, 정진영과의 동반 출연은 직간접적으로 조동혁에게 큰 영향을 줬다. 호평을 받는 선배들의 연기를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만감이 교차했다. 그는 "이미 연기자로서 확실히 인정을 받은 분들이지 않나. 곁에서 본 그들은 정말 대단했다"면서 "많이 배울 수 있는 기회였고, 내 스스로도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올해 서른 여섯이 됐는데 이제는 정말 배우로서 출발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정말 잘 하고 싶고, 다음 작품은 이번보다 더, 그 다음은 또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브레인'의 준석은 그간 조동혁이 맡았던 캐릭터와는 전혀 다른 색깔이다. 과거에는 조각 같은 외모가 연기보다 먼저 눈에 띄어 비주얼적인 면이 강조된 캐릭터가 많았고, 덕분에 짐승남이라는 수식어가 그를 뒤따랐다. 조동혁은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보이고 싶었다"면서 "체중도 감량하고 운동도 그만뒀다. 덕분에 마초이미지를 많이 벗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오는 17일 '브레인' 종영과 동시에 조동혁은 자연인으로 돌아간다. 스스로 연기의 폭을 넓히기 위한 훈련을 병행하면서 차기작을 신중히 고를 계획이다. 종영을 기념해 휴식을 취할 여유는 허락하지 않을 작정이다. 조동혁은 "예전에는 몰랐는데 이제야 선생님들이 하시던 이야기가 뭔지 알 것 같다"면서 "주위 사람을 많이 관찰하다보면, 연기의 소스가 보인다던데 당시에는 몰랐다. 이제는 좀 알 것 같아 한참 연기에 재미가 붙었다"고 전했다.

(사진=고이란 기자)
드라마 촬영이 막바지에 접어들어 틈이 나는 날이면 영화, 드라마를 가리지 않고 다른 작품을 보며 공부를 한다. 자신이 연기를 곱씹으며 자기반성의 시간도 갖고 있다.

"이제야 보이기 시작해요. 삶의 곳곳에 묻어있는 소스들이 머릿속에 데이터화 되는 느낌이랄까. 어떤 길이 맞는 길인지는 몰라요. 가보기 전에 알 수 없는 거니까. 가보고 (그 길이) 아니면 돌아와서 다시 출발하면 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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