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4대 금융지주사대해부③] 리더십은 ’하나’, 지배구조는 ’신한’한수 위

입력 2012-01-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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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김승유 회장 금융시장 혁신 주도…신한 한동우 회장 내분사태 조기 수습

▲(왼쪽부터)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 회장,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리더십은 대동소이(大同小異)하지만 지배구조는 ‘1강-1중-2약’으로 정리할 수 있다.”

전문가들이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리더십과 지배구조를 바라보는 시각이다.

리더십과 지배구조는 오늘날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무한경쟁 속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자리매김했다. 아무리 좋은 경영지표와 사업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더라도 리더십과 지배구조가 취약할 경우 한낱 모래성에 불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각각 전임 경영진이 확장 경영을 하면서 불려놓은 자산 중 상당수가 부실화돼 상대적으로 충당금을 많이 쌓으면서 실적이 악화되기도 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리더십은 기업의 경영안정과도 연결된다”면서 “특히 주요한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국내 4대 금융지주사의 리더십은 대동소이하다는 판단이다. 규제가 심하고 지역화된 국내 금융산업의 특성을 고려할 때 리더십이 부족해서는 오늘날 우리나라 대표 금융회사로 성장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중에서 구분을 한다면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의 최고경영자(CEO) 리더십이 좀 더 우위에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를 진두지위하며 금융시장의 혁신을 꾀하면서 명실공히 4대 금융지주 재편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에 올해도 그룹의 당기 순이익 2년 연속 1조원 돌파라는 성과를 냈다.

한동우 신한지주 회장도 다른 금융지주회사 CEO처럼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행보를 보이지도 않고, 현 정권과의 인맥이 두터운 것도 아니지만 2010년 불거졌던 내분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며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부드러워 보이는 외모와 달리 본인의 소신에 어긋나거나 신한금융의 이익에 반하는 사안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자기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평가다.

반면 지배구조는 현재의 금융지주사 핵심 CEO 상당수가 대통령과 끈이 닿거나 대통령 주변의 인사들과 연결고리를 통해 자리에 올라왔기 때문에 외풍에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4대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경쟁력을 비교한다면 ‘1강-1중-2약’으로 보고 있다.

우선 금융 전문가들은 신한금융지주를 지배구조가 가장 안정적인 곳으로 꼽았다. 2010년 라응찬 전 회장, 신상훈 전 사장 등 경영진 간 분쟁이 있었던 곳이란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의아해할 수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지배구조가 안정적”이라고 공통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9월말 기준 외국인 지분이 60.2%로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다. 단순히 외국인 지분비율로만 보면 안정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재일동포 주주들의 지분율이 20% 내외여서 이들 영향력이 상당하다. 이런 점에서 지배구조 부문에서는 긍정적인 요소라는 설명이다.

한 회장 취임 이후 출범한 그룹경영회의도 지배구조를 강화했다는 평가다. 김재우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신한지주의) 확고한 지배구조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경영, 주주차기의 극대화 등 다른 회사(금융지주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고은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에 비해 줄기는 했지만 재일교포 주주가 여전히 건재하고 지난해 신한 사태 이후 견제기구를 강화하는 등 오히려 지배구조가 더욱 안정적으로 구축됐다”고 평가했다.

다음으로는 하나금융지주를 지배구조가 안정적인 지주사로 꼽는다.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리더십이 발휘되면서 지배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하나금융지주는 외국인 지분이 60%에 육박하고 대주주도 혼재돼 있지만 김승유 회장이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세우고 주주들에게 믿음을 주면서 지배구조 안정에 일조했다는 평가다.

다만 최근 ‘포스트 김승유’에 대한 논의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지배구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애널리스트는 “포스트 김승유에 대한 논의가 커질수록 현재의 지배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지배구조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정당한 공모절차를 거쳐 임명됐지만 이번 정권의 ‘친정부 인사’로 분류돼 정권교체시 지배구조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상위권 점수를 주기 어렵다는 것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정권 차원에서는 금융권 수장은 주인도 없는데다 영향력도 막강해 보은인사를 할 수 있는 최고의 자리”라며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금감원 등을 동원해 억지로 끌어내리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지분(예금보험공사 56.97%)이 가장 많은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가 더 불안하다는 점에서 의문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민영화 이슈로 인해 언제든지 지배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낮은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홍헌표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우리금융의 경우 향후 누구에게 팔릴지 몰라 장기적인 비전 마련이 어렵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안정성에 높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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