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 2일 “이달 말까지 비대위 취지에 합당한 변화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퇴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상돈 위원과 함께 ‘현 정부 핵심·실세 용퇴론’을 주장했다 친이(친이명박)계 등으로 부터 사퇴 요구를 받은 김 위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또 “비대위 참여자 중에 이 자리가 영광된 자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정치집단에서 일을 하다보면 이런저런 소리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굳이 거기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빠른 시일 내 인적쇄신 결단을 하지 않으면 비대위를 만든 의미가 상실된다”고 주장했다.
인적쇄신 대상에 대해서 그는 “누구라고 말할 생각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국민이 볼 때 ‘이런 사람은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사람이 있다”면서 “제 기능을 못했으면 친이, 친박(친박근혜)은 관계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이 두 위원은 현 정부의 국정운영 실패를 지적하며 이상득 의원, 이재오 전 특임장관 등 친이계 핵심과 전직 지도부의 용퇴를 주장했다.
이에 홍준표 전 대표를 비롯한 친이계 의원들은 지난달 31일 당 의원총회에서 이들 위원의 사퇴를 공식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