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체제 이상징후 없어

美ㆍ中 사실상 인정…군권 이미 장악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북한 권력을 장악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22일 다수의 대북 전문가와 정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은 부위원장은 금수산기념궁전에 마련된 김정일 위원장의 빈소에서 북한 최고위층과 대외 조문객을 맞았다.

북한 전문가들은 장례식 진행 과정 및 북한 매체들의 보도 등을 종합해 볼 때 최고지도자로서 홀로서기를 시작했으며 북한 군부로 부터 이미 충성서약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김 위원장의 넷째 부인인 김옥 국방위원회 과장의 경우 김 부위원장에게 허리를 숙여 깍듯이 예를 올리는 장면과 군부의 일부 고위층이 거수경례를 하는 모습도 보도됐다.

특히 김정은이 김정일 사망 발표전 전군에‘명령 1호’를 하달한 것은 군부를 장악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한 고위 소식통에 따르면 김정은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발표 전에 전군에게 훈련을 중지하고 소속부대로 복귀하라는 명령 1호를 하달했다.

또 ‘김정은 대장’ 이름으로 명령을 내렸다는 것은 김 위원장 사망 후 북한 내부에서 그를 지도자로 추인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북한에서 대장이라는 칭호는 최고권력자를 뜻한다.

북한 언론매체들이 영도자ㆍ계승자 등 찬양조의 발언을 쏟아내며 북한 사회 전반에 충성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는 점도 김정은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이 인민의 영도자, 혁명위업의 계승자로 명시한 것은 사실상 김정은 시대 개막을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

미국 등 국제사회에서도 김정은 부위원장을 사실상 최고권력자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21일(현지시간) “김정일은 김정은을 공식 후계자로 지명했고 현 시점에서 변화가 있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말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정부 한 고위 관계자는 “북한 언론매체들의 보도 상황에서 짐작컨데 김정은 체제의 틀이 구축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미국과 중국 등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에서도 김정은 체제를 부정하는 자극적인 행동보다는 북한내 후계체제가 안정될 때 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