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증상 'CJD' 사망 첫 확인…보건당국 늑장대응 논란

입력 2011-11-29 07:24 수정 2011-11-2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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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증상과 같이 뇌에 구멍이 뚫리는 치명적인 전염병은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으로 사망한 사례가 국내에서 공식 확인됐다. 지금까지 ‘의사(유사) CJD’ 진단을 내린 경우는 있었지만 생체 검사를 통해 CJD를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건당국의 조사 결과 이 환자는 23년 전 뇌수술을 받는 과정에서 CJD 감염 사망자의 뇌조직을 소의 뇌조직을 이용한 인조경막으로 대체하는 과정에서 CJD에 전이된 ‘의인성 CJD’로 확인돼 추가 감염 환자 파악 등의 역학조사와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29일 질병관리본부와 김윤중 한림대의대 교수팀이 지난 7월 감각장애와 정신이상, 운동장애 등의 증상을 보이다 숨진 54세 여성의 생체조직을 꺼내 동물실험을 한 뒤 국내 첫 ‘의인성 CJD(Iatrogenic CJD)’환자로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이같은 내용을 바로 질병관리본부에 보고하고 대한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11월호에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

치매와 운동능력 상실 등의 증상을 보이는 CJD는 감염 후 잠복기간이 20여년 이상으로 길다. 그러나 발병 이후 생존기간은 1년밖에 안 된다.

의인성 크로이츠펠트 야콥병의 경우 지금까지 20개국에서 400건 이상의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대부분의 감염원인은 동물(소)이나 사망자의 뇌 경질막 이식, 뇌하수체 호르몬 이식, 각막 이식, 신경외과의 감염된 수술 장비 등이다.

이번 환자의 경우 23년전인 1987년 뇌종양의 일종인 뇌수막종으로 절제술을 받고 이곳에 소의 뇌조직을 원료로 한 경질막을 이식한 뒤 CJD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졌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환자는 CJD에 감염된 줄 모른 채 20여년을 지내다 지난해 6월 몸에 힘이 약해지고 왼쪽 얼굴과 오른쪽 발가락에서 감각장애가 나타나나는 등의 운동장애, 간대성근경련(근육의 일부 또는 전체에 나타나는 갑작스런 수축현상) 등이 나타난 후에야 3차 대학병원에 보내졌다. 그때까지만해도 뇌-자기공명영상(MRI)에서 눈에 띌만한 점은 없었다.

그러나 이후 1년 후 사망 시점까지 환자의 증상은 급격히 악화됐다. 의료진은 구음장애와 공포증, 심한 감정변화, 불면증, 환각증, 복시 등이 이 환자의 대표적 증상이었다고 보고했다.

김윤중 교수는 논문에서 “환자의 뇌 전두엽 영역에서 생체 조직검사를 한 결과 프리온 단백질의 침전이 확인됐다”며 “라이요두라(Lyodura)라는 제품의 뇌경질막을 이식 받은 뒤 CJD에 감염된 첫 사례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팀은 특히 사망 환자의 뇌경질막을 추출해 동물의 뇌에 이식하는 실험을 통해 이 제품이 CJD 감염의 원인이었음을 최종적으로 확인했다. 국내에서 CJD 진단을 위해 이뤄진 첫 생체검사였다.

질병관리본부측은 “당장 전문가위윈회를 구성하고 조사요원들을 병원에 보내 실태조사를 벌일 방침”이라며 “환자들의 안전을 위해 향후 대책마련에 주력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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