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와 웅진은 정수기, 화장품 등 새로운 영역에서 경쟁하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최근 LG전자 헬스케어 정수기 TV광고를 중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증명을 보냈다. 광고 중 ‘플라스틱 수조로 받은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씻는 물입니다’라는 표현이 웅진코웨이 제품을 비방하는 내용이라는 것이다. 현재 LG전자는 정수기는 스테인리스 저수조를 사용하는 반면 웅진은 플라스틱 저수조를 사용하고 있다.
또 광고에서 ‘약품 살균한 물은 먹는 물이 아니라 노는 물입니다’라는 문구를 내보내고 있다. 배경으로는 욕조에서 목욕하는 여인과 수영장 풍경을 썼다. 경쟁사 정수기는 목욕조나 수영장을 채우는 데 쓰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웅진 측은 LG 측에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LG 측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관계자는 “플라스틱에 비해 깨끗한 스테인리스 저수조를 사용한다는 점을 광고적으로 표현한 것일 뿐”이라며 “실제로 각종 실험에서 스테인리스 저수조가 상대적으로 위생적인 것으로 증명되고 있어 허위 내용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처럼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시장 선두업체로서 입지가 흔들린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준기 웅진코웨이 사장은 지난 9월 독일 베를린 IFA 2011에서 LG전자의 정수기사업 진출에 대해 “LG전자는 정수기를 잘 팔 수 있는 기업이 아니다. 건전한 경쟁은 언제든 환영하지만, 지금 모습으로는 (LG전자 정수기사업은) 어려워 보인다”고 평가절하했다.
LG와 웅진의 신경전은 정수기 뿐 만이 아니다. 웅진코웨이 역시 코리아나화장품을 매각한 지 11년 만에 화장품 사업에 다시 진출하며 LG생활건강과 갈등을 빚고 있다.
특히 LG생건은 자사 ‘리엔’과 웅진코웨이의 ‘리엔케이’ 및 ‘리:엔케이’가 헷갈릴 수 있으니 웅진코웨이가 이같은 상표를 사용한 화장품의 제조, 판매, 광고 행위를 더 이상 할 수 없게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5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은 LG생건이 웅진코웨이를 상대로 제기한 ‘리엔’ 상표권 침해금지 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당시 웅진코웨이측은 즉각 항소방침을 밝히며 기존 사업자의 견제로 자리 지키기의 전형적인 사례라며 애초 사업초기에 신규업체 진입에 대한 견제를 예상했고, 이번 건은 겪어야 할 통과절차로 생각한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새로운 라이벌로 떠오른 LG와 웅진. 기존 사업의 지배력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사업을 뚫기 위한 두 그룹 간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 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