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취직대신 창업하라고?

입력 2011-11-18 11:38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솔직히 말해볼까요? 좋은 창업 아이템이 있다면 공모전 수상 등을 한 다음 대기업에 원서 넣을 때 제출할 생각입니다. 어찌어찌 창업을 해도 그 이력을 가지고 대기업 공채로 달려갈 걸요”

A대학교 창업 동아리에서 활동하는 대학생 윤모 씨(23)는 이렇게 고백했다.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 대학교육의 핵심 키워드로 ‘대학생 창업’을 들고 나온 데 대한 대답이다. 대학생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이주호 교과부 장관은 최근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만성화된 청년실업에 대응하려면 취업에서 창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창업’ 화두의 발단이 ‘청년실업’에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이 같은 접근은 순환 논리와 마주하게 된다. 대학생들이 창업보다 취업에 관심을 갖는 근본적 원인은 모르거나 관심이 없어서가 아니기 때문이다.

과거 벤처열풍 등을 생각해보면 대학생들이 처음부터 창업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 졸업 후 너도나도 벤처에 뛰어들던 그 때는 테헤란로 주소가 찍힌 명함이 ‘성공한 선배’의 상징이었다. 안철수, 김범수 등의 성공신화도 그 흐름의 밑거름이 됐다.

반면 지금은 상황이 녹록치 않다. 벤처열풍 당시 생긴 회사는 대부분 사라졌다. 대기업이 진출한 다양한 분야가 규모의 경제성을 갖게 되면서 중소기업 하기는 더 힘들어졌다. 일단 자본싸움이 되면 경쟁이라는 말은 무색하다. 일부 성공사례를 언급해 본들 창업이 다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교육의 새 대안이 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과 대기업과 경쟁하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어려울까? 창업을 통해 성공할 수 있는 사회적 토양이 부족한 상황에 창업부터 강조하는 것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칠 공산이 크다. 교과부는 대학생들에게 ‘희망 고문’을 하지 않도록 관련 정책을 신중히 추진할 필요가 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생일 축하해” 루이바오·후이바오의 판생 1년 [해시태그]
  • '풋살'도 '요리'도 재밌다면 일단 도전…Z세대는 '취미 전성시대' [Z탐사대]
  • "포카 사면 화장품 덤으로 준대"…오픈런까지 부르는 '변우석 활용법' [솔드아웃]
  • 단독 삼정KPMG·김앤장, 금융투자협회 책무구조도 표준안 우협 선정
  • 4인 가구 월 가스요금 3770원 오른다…8월부터 적용
  • '연봉 7000만 원' 벌어야 결혼 성공?…실제 근로자 연봉과 비교해보니 [그래픽 스토리]
  • 코스피, 삼성전자 깜짝 실적에 2860선 마감…연중 최고
  • 고꾸라진 비트코인, '공포·탐욕 지수' 1년 6개월만 최저치…겹악재 지속 [Bit코인]
  • 오늘의 상승종목

  • 07.0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0,833,000
    • +2.44%
    • 이더리움
    • 4,282,000
    • +2.24%
    • 비트코인 캐시
    • 469,600
    • +6.82%
    • 리플
    • 618
    • +5.1%
    • 솔라나
    • 199,100
    • +8.09%
    • 에이다
    • 506
    • +3.9%
    • 이오스
    • 707
    • +7.45%
    • 트론
    • 184
    • +3.95%
    • 스텔라루멘
    • 124
    • +7.83%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250
    • +5.37%
    • 체인링크
    • 17,810
    • +6.97%
    • 샌드박스
    • 414
    • +11.29%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