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뇌관 결국 터지나

입력 2011-11-10 09:21 수정 2011-11-1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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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한 국가부채에 저성장 고질병...스페인·프랑스도 위험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고공행진을 거듭하면서 우려했던 구제금융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이탈리아의 10년만기 국채 금리는 9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빨리 7%대를 돌파하며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이 구제금융을 요청한 수순을 밟고 있다.

전문가들은 상황이 호전되지 않으면 최악의 경우 이탈리아도 구제금융을 신청해야 하는 상황에 몰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경제 위기가 진정되기는커녕 오히려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앞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난 8일 하원에서 치러진 2010년 예산 지출 승인안 표결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경제개혁안의 의회 승인 절차를 마치는 대로 사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의 사의 표명은 일단 정치적 불확실성을 일부 제거한 것으로 평가됐고, 금융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예상은 빗나갔다.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가 일제히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던 7%대를 훌쩍 넘어서면서 여전한 시장의 불안감을 보여준 것이다.

투자기관 인베스텍의 존 스탑포드 채권 부문 책임자는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수준까지 출렁이고 있다”면서 “시장은 지금 위기의 변곡점에 와 있다”고 진단했다.

이탈리아 국채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9일 전일 대비 12bp 오른 551bp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DS 프리미엄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해당 채권 발행기관의 부도 위험이 커진 것으로 인식된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안고 있는 막대한 국가 부채와 1% 미만의 저성장이라는 고질병이 위기의 배경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단순히 총리의 퇴진이 아니라 강력한 재정감축안 실행이라는 근본적인 치유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문제는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가 계속해서 치솟을 경우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이는 재정 정상화를 더욱 어렵게 해 국가부도 위기를 키우는 악순환이 불가피하다는 것에 있다.

이탈리아 국가부채는 현재 1조9000억유로(약 2900조원)로 그리스·스페인·포르투갈·아일랜드의 부채를 합친 것보다 많다.

게다가 이탈리아는 올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300억유로 규모의 국채와 내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3000억유로를 해결해야 한다.

당장 11일 오전 실시하는 50억유로 규모의 국채 판매도 막막하다.

전문가들은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의 가용재원이 레버리지를 통해 4400억유로에서 1조유로로 늘어난다 해도 이는 이탈리아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것을 막는 데 필요한 자금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국채 금리가 7% 이상의 고공행진을 계속할 경우 이탈리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결국 국제 사회에 손을 벌려야 한다.

그리스·아일랜드·포르투갈 등도 국채 금리가 7%를 넘기 시작한 시점부터 각각 17일, 22일, 91일 만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탈리아는 세계 8위 경제대국이자 3위 채권 시장으로, 구제금융을 받게 될 경우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탈리아가 구제금융을 신청하면 스페인은 물론 프랑스까지 차기 주자로 급부상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스페인의 공공부채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67.3%로 120%에 달하는 이탈리아보다는 낮지만 악성 부채가 많다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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