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변수 속출…대형 M&A 또 해 넘기나

입력 2011-11-07 14:06 수정 2011-11-07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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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CJ컨소시엄이 지난 6월 기자간담회를 통해 향후 계획을 밝히고 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도 우여곡절을 겪고 있다.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 하이닉스반도체, 대한통운, 대우일렉트로닉스 등의 매각이 추진됐지만 어느 것 하나 속시원히 마무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유도 천차만별이다. 최종인수가격을 두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기업과 채권단의 이견이 팽팽하게 전개되는가 하면, 채권단이 복수의 인수후보를 유치해 흥행을 꾀했지만 인수후보가 중도포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여전히 주인찾기를 못하거나 피인수업체의 돌발적인 경영변수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이유로 시끄러운 M&A가 진행되고 있다.

재계에서는 유럽발 세계 경기침체와 증시변동성 심화 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지만 채권단의 조급한 매각결정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M&A라는 것이 변수가 많을 수 밖에 없지만 최근 몇 년간 외부적 요인에 의해 기업 인수작업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CJ-채권단 이견 좁힐 수 있을까 = 대한통운 매각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과 맞물려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CJ그룹은 유력인수후보로 점쳐지던 포스코-삼성SDS 컨소시엄을 제치고 대한통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CJ그룹은 물류 계열사인 CJ GLS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한통운 인수를 통해 물류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인수 가격을 6% 낮췄지만, 최근 추가인하를 요구하고 나섰다.

주식시장 변동성이 심화되면서 기존 인수제시금액에서 9~10% 가량을 할인한 주당 19만3000원대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채권단은 추가 인하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최대 10%까지 낮춰줄 것을 요구하면 주당 인수가격이 19만3500원으로, 포스코가 제시했던 19만1500원에 근접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가능성이 있어 산업은행으로서는 곤란한 상황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CJ가 대한통운을 실사하는 과정에서 문제점을 발견, 이를 토대로 인수가격 인하를 요구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통운 매각은 CJ그룹과 채권단 사이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도 대한통운 매각 등이 구조조정 작업의 일환이었기 때문에 조기 매각을 원하고 있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대한통운 매각작업을 연내 마무리하겠다고 수차례 밝혀 ‘CJ-채권단-금호아시아나’ 등 3자의 이해관계가 얽힌 대한통운 매각작업에 관심이 모아진다.

◇인수 중도 포기…피인수업체 분식회계도 일어나 = 대한통운과 함께 올해 M&A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하이닉스 반도체 매각작업은 ‘김 빠진 콜라’가 됐다.

수년간 인수후보가 없어 매각이 이뤄지지 않던 하이닉스는 SK텔레콤과 STX그룹이라는 걸출한 대기업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활기를 띠었다.

하지만 STX그룹은 강덕수 회장이 강한 애착을 보일 정도로 하이닉스 인수에 많은 관심을 보였지만 지난 9월 돌연 인수참여 포기를 선언하면서 당분간 M&A 시장에 뛰어들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후 채권단은 특혜시비를 없애기 위해 12개 대기업에 입찰안내서를 발송했지만 SK텔레콤 외에는 하이닉스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곳이 없다.

이에 따라 사실상 경쟁입찰이 어렵다고 결론, SK텔레콤 단독입찰로 하이닉스 매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이 내실다지기에 주력하는 것이 하이닉스 인수전 참여를 꺼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분식회계라는 뜻하지 않은 암초를 만났다. 삼성중공업이 인수를 추진했던 보일러 제조업체 신텍이 분식회계를 인정한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7월 신텍 지분 27%를 인수키로 결정, 본계약 일정까지 매듭지었지만 갑자기 터진 신텍의 분식회계로 인수작업이 중단됐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신텍 스스로 분식회계를 인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의 최종결정을 지켜본 뒤 입장을 정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수 자체를 포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우일렉트로닉스의 경우 이란계 전자회사인 엔텍합으로부터 압류한 인수보증금 활용을 둘러싼 채권단 논의가 결국 무산되면서 표류되고 있다.

더욱이 이는 이란과의 외교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면서 연내 매각작업이 재개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재계 관계자는 “M&A의 경우 돌발변수가 많아 딜 자체가 쉽지 않을 뿐만 아니라 매각작업이 완료된 이후에도 PMI(통합작업) 등 산적한 현안이 많다”며 “최근 대내외 환경이 불안해짐에 따라 시장의 우려도 커지고 있어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M&A 시장 침체상황이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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