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ock blog]국내사 트레이더, 외국계IB 제안 거절한 이유는?

입력 2011-11-04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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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사 프랍 데스크에서 근무하는 친구는 얼마 전 외국계 투자은행(IB)의 입사 제안을 받았다. 친구는 흥분했다. 당장 ‘OK’를 할 뻔했다고 한다. 그러나 그는 간신히 가라앉히고 혹시 모를 리스크를 따져보자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역시, 헤아릴수록 메리트는 컸다. 그 쪽에서 제시한 연봉은 현재 수준의 두 배가 넘었다. 가능한 성과급까지 포함해서 계산해 보니, 웃음이 참기 힘들 정도로 저절로 나왔다고 했다. 커리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라는 느낌에 가슴이 뛰었다. 싱가폴, 홍콩 쪽으로의 해외 근무를 위해 미리 영어회화를 더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하며 친구의 마음은 이미 현 직장에 낼 사직서를 쓰고 있었다.

이렇게 거의 확정적이던 친구를 돌려놓은 것은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IB 인사담당자의 말이었다. 요즘 구조조정을 평소보다 더 하는 편인데도 제안(offer)를 받다니 훌륭하다, 는 공치사에 정신이 번쩍 났다고 한다. 현재보다 더욱 악화될 고용안정성은, 위험 회피적 성향인 이 친구에게 너무 큰 리스크였다는 것이다. 첫 1년 동안 성과를 제대로 못 내면 곧장 해고될 분위기라는 점이야 머리로는 잘 알고 있었지만, 입사 제안을 받고는 신나서 잠시 생각을 않고 있었다고.

친구는 “출근해서 일 하고 있는데 전화로 해고 통보를 받고, 퇴근길에 ID를 반납하는 풍경이 어색하지 않다는 것은 좀 너무하지 않냐”며 마음을 접었다. 실제로 외국계 IB들은 매년 최하위 10% 정도를 솎아내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모두 최근의 어려운 경기상황을 알고 있다. 외국계 IB들의 분위기도 불경기를 확실히 반영했다. 올해 상반기부터 구조조정이 눈에 띄게 활발해졌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그럼에도 큰 반향이 없는 것은 워낙에 고용안정을 서로 기대하지 않는 분위기라서일까. 어쨌든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글로벌 IB들은 ‘꿈의 직장’으로 꼽히고, 해고자들도 (적어도 겉으로는) 별반 걱정 않는다고 한다. 어차피 경기가 좋아지면 다시 일하게 될 테니, 퇴직금으로 휴가를 즐기면 된다는 낙관론자들도 많은 모양이다.

은밀하게 진행된 이 해프닝이 친구에게는 여러 가지로 좋은 경험이었던 듯 싶다. 일단 일을 평소보다 더 열심히 하는 것처럼 보인다. 확실히 재미있고, 여러 시사점을 주는 얘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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