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미래 먹거리 '인쇄전자' 육성을…

입력 2011-11-0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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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선 하이쎌 대표이사

2025년 10월 어느날 오후 화창한 가을 날이다. 아들과 함께 근처 공원으로 산책을 나간다. 벤치에 앉아 책을 보는 사람들이 많다.

예전에는 두꺼운 종이로 된 책을 뽐내듯 팔꿈치에 끼고 다녔지만 요즘에는 도서관에 가면 모를까 온통 전자책이다. 십 수년전의 E-paper는 오로지 흑백에 두껍고 잘 접히지도 않았지만 요즘 E-paper는 구겨서 호주머니에 넣어 다닌다. 배터리 무게 때문에 책을 보고 있으면 손목이 아픈 시절이 있었는데, E-paper는 솔라셀 충전이 기본인지라 배터리의 존재를 잊고 지낸다.

2011년에는 생각하기 어려웠던 소설 같은 일들이 지금 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굳이 먼 훗날의 상상이 아닐 것이다. 나의 소설을 뒷받침해 주는 것은 플렉서블한 디스플레이에 인쇄전자 기술이 있기 때문이다.

인쇄(Printing)라 하면 종이에 잉크를 뿌려 책이나 문서를 생성하는 것을 생각한다. 맞다. ‘인쇄전자’ 라는 기술 또한 종이에 무언가를 그려내듯, 그 대상만 바꿔서 반도체,메모리 등의 전자 부품이나 태양전지 혹은 곧 도래할 OLED등을 인쇄해 전자부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달리 표현해보자. 집에서 잉크젯 프린터로 사진을 인쇄하듯 버튼만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인쇄돼 나오고, 메모리와 각종 회로가 인쇄된다.

‘인쇄전자’ 기술을 활용한 제품이 대중화되는 시점에는 특정 산업의 공동화 현상까지 우려를 해야 할 것 같다. 기존 아날로그식 제조공법으로 전자 부품을 생산해왔던 수 많은 전통 전자부품 기업의 존폐를 걱정해야 할 것이다. 이는 곧 패러다임의 시프트가 강력히 요구되는 전자산업의 산업혁명이라고 나는 정의하겠다.

“어떻게 만든들…. 그것이 소비자에게 무슨 이득이 있나? ” 현장에서 필자가 접하는 질문 중 가장 정확한 대답을 해야 할 대목이다.

인쇄로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은 1개의 전자부품을 만들 수 있는 시간과 비용으로, 10개의 제품을 생산 할 수 있게 돼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된다. 즉 인쇄전자는 신문 전지와 같이 대면적 공정을 할 수 있어 제품의 대량생산을 통해 생산단가를 크게 낮추고 사용되는 소재의 양 및 공정 횟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반도체 공정에서 원하지 않은 부분을 제거할 때 사용하던 각종 환경 유해물질을 사용할 필요가 없는 녹색기술이다.

이는 소비자에게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구매 할 수 있게 되고, 또한 구매력에 선 순환을 발생시켜 규모의 경제를 끌어내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인쇄전자 시장은 이제 태동하는 산업이다. 세계적으로도 인쇄전자산업은 태동기에서 성장기로 넘어가고 있어, 국내시장 조기형성과 전략적 기술개발을 통한 해외시장 선점이 중요한 시기이다. 우리는 다시 한번 전자산업 공정기술에서 패러다임이 변하는 혁신의 시대를 맞고 있으며 이번에도 기회를 잘 살려야 할 것이다

급격히 발전하는 소재 및 공정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급 팽창할 시장임은 기술의 올림픽이라 일컫는 IEC(국제전기기술위원회)의 TC(인쇄전자기술위원회)를 대한민국이 설립하는 것으로 충분히 증명되지 않았던가?

인쇄를 하는 시대에서, 인쇄되는 시대에 살아가야 하는 패러다임의 쉬프트, 벌써 시작됐다.

/윤종선 하이쎌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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