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富]'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이 건강한 자본주의 지름길

입력 2011-10-17 10:44 수정 2011-10-17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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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존경받는 부자 되려면 <하>부자에 대한 평가

부자라고 해서 무조건 비난받아야 할 대상은 아니다. 자본주의 경제체제 아래에서 땀흘려 번 돈으로 부를 축적했을 때에는 당연히 박수를 받아야 한다.

다만 부자들은 대중의 인식을 변화시켜 당당하고 존경받는 부자가 될수 있도록 사회 환원 등이 필요하며 이런 행동들이 다른 사람들의 사회적 ‘롤 모델’으로서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

국민들의 의식수준도 많이 높아져 과거처럼 ‘부자는 불법적으로 돈을 모았다’는 인식이 많이 희석됐지만 아직도 부자들이 사회적 존경을 받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 등이 필요하다.

과거 르네상스 문화를 꽃피웠던 이탈리아의 메디치 가문은 300여년 간 부와 명예, 권력을 누렸지만 후손들의 오만한 삶으로 인해 결국 몰락하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부자들도 메디치가문의 흥망성쇠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며 “존경받는 부자가 많이 나오는 사회를 이룩하기 위해 부의 사회환원이 더 활발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재벌일가 기부활성화 앞장서야 = 최근 대기업과 재벌의 사회적 책임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최상위 부유층이 기부 참여에 소극적 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부자들의 기부는 대부분 기업이 전면에 나서서 기부금을 출연·관리하는 형태여서 일각에선 “왼쪽 주머니를 오른쪽 주머니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며 냉소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또 대기업의 사회공헌활동이 마치 재벌가 총수 집안의 개인 기부나 업적처럼 보이도록 홍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한동우 강남대학교 교수는 “오직 자신 만의 노력 만으로 부를 축적했고 사회에 빚진 것은 없다는 것이 한국 재벌의 사고방식인 것 같다”고 꼬집었다.

정무성 숭실대학교 교수는 “이는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문제”라며 “사회적 책임의식 없는 부자들을 보며 일반인의 부자에 대한 존경의식이 사라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선진국과는 달리 한국에서는 기부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도 있다.

강철희 연세대 교수는 “수백억원대 자산을 가진 부자들에게 ‘왜 기부를 안 하느냐’고 물어보면 하나같이 ‘재벌들도 안 하는데 왜 내가 해야 되느냐’란 답이 돌아온다”며 기부문화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재벌 일가들이 사재를 출연하는 과거보다 한 발 나아간 기부행태가 이뤄지고 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0억원의 사재를 출연한 것을 중심으로 한 범현대가의 ‘아산나눔재단’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 기부확산, 건강사회·애국 이르는 첩경= 하지만 부자들의 기부가 만병통치약이나 면죄부로 이용되면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재벌일가들이 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모으다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 그 때서야 기부를 하겠다며 사회적 비난을 모면하려는 사례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재벌 일가의 기부행위가 ‘돈이면 다 된다’는 황금만능주의식 행태로 오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자들의 기부 확산은 이제 애국으로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워렌 버핏은 “세금 내는 것을 피하지 말고 정당하게 돈을 많이 벌고 세금도 많이 내야 한다”며 “그것이 애국하는 길이고 기업인과 부자들이 해야 할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반부자 정서가 팽배하게 된 1차적 책임은 결국 부자들에게 있다. 따라서 부자들이 스스로 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부자들이 자신의 부를 떳떳하게 자랑할 수 있고, 대중들도 색안경을 쓰고 부자들을 바라보지 않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그것이 건강한 사회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재산가들을 부자로 한정지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장은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는 재산가들을 부자로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 대중의 인식변화 필요 = 부자들을 바라보는 대중들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최근처럼 경제가 어려워 대중들의 마음이 각박해지면 부자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차가워지고, 부자들은 자신의 부를 애써 감추려고 한다.

특히 부자들이 후손들에게 대규모의 자산을 상속이나 증여를 한다는 소긱이 전해지면 대중들의 허탈감은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대중들이 부자들을 싸늘하게 바라보는 이유는 부자들의 재산축적과정이 부당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부자들은 돈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탈세와 비자금 조성 등 불법적인 방법을 서슴없이 하고 있다는 선입견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대중들도 부자를 바라보는 시선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전문가는 “대중들은 부자들이 올바른 방식으로 부를 축적했다고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 사회의 인식이 전환되어 부자의 올바른 선행이 정당히 평가, 부각돼 많은 부자들이 나눔의 미학에 동참할 수 있는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자의 기부행위에 대해 아낌 없이 칭찬을 함으로써 기부문화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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