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월가 시위, EU 수도 '분노한 사람들' 시위 물결

입력 2011-10-16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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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의 탐욕과 사회적 불평등에 '분노하는 사람들'이 15일 유럽연합(EU) 수도 격인 벨기에 브뤼셀에서 '진짜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유럽 각국을 비롯해 미국과 아시아에서도 온 6000여 명의 시위대는 이날 점심시간 무렵부터 브뤼셀 북부역 광장에 집결하기 시작했다. 광장은 이내 각종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의 숲을 이뤘다.

"거리를 점령하라", "긴축재정 반대", "우리는 정치인과 은행가의 상품이 아니다", "우리가 99%다", "진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 , "민중들이 일어나고 있다", "세상을 바꾸자"...

각국에서 온 시위대의 구호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등 다양한 언어로 쓰여 있었다. 언어만큼이나 옷차림도 각양각색이었다. 어릿광대나 유령 분장을 한 사람들도 눈에 띄었다. 대부분 20-30대 젊은이들이었으나 자녀와 함께 나온 중년 부부와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들도 적지 않았다.

"1%는 도둑, 99%는 위기"라고 적힌 종이를 모자 위에 매달고 있던 네덜란드 대학생 얀은 "유럽의 금융ㆍ재정 위기는 금융가 등 1%의 특권층 때문에 빚어졌고, 그들 때문에 99%인 우리가 고통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 초등학생과 중학생 자녀, 부인과 함께 온 헤이르트 씨는 "아이들을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인들이 소수 금융자본과 힘있는 자들에 휘둘리는 지금과 같은 체제가 계속되면 우리 아이들 세대는 숨 막히는 삶을 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광장에서 함성을 지르던 이들은 오후 2시30분(현지시간) 행진을 시작했다. 기타와 북소리에 맞춰 구호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기도 하며 마치 축제를 즐기는 분위기였다. 시간이 지나며 곳곳의 거리에서 브뤼셀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시위대 규모는 점점 커졌다. 경찰은 당초 2000명이 모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최소 6000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경찰은 그러나 EU 집행위 본부 건물 쪽으로는 진입하지 못하도록 시위대를 우회하게 했다. 시위대는 결국 EU 건물들이 바라보이는 생캉트네흐 공원에 집결해 EU의 관료주의와 부패를 규탄하는 구호들을 외쳤다. 또 "민중이 일어나고 있다", "반(反)자본주의", "이제는 혁명이다"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자 운영진은 공식 시위를 끝냈다. 시위대가 삼삼오오 흩어지는 가운데 한 청년이 눈물을 글썽인 채 북을 계속 두드렸다. 프랑스 파리에서부터 스페인 `분노한 사람들'의 행진에 합류해 브뤼셀까지 걸어온 쥐세페 씨다. 대학생인 그는 "지난 1주일 동안 함께 모여 우리들의 문제를 토론한 것 자체가 엄청난 힘이다. 우리의 목소리는 정부와 부자들에게 들리지 않았으나 이젠 99%가 뭉치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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