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유럽노선을 운항 중인 국내 항공사들은 EU의 탄소세 부과기준방침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며, 추가비용 추산에 한창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현재 부과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정확한 예상을 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유럽지역 노선확장 여부에 따라 추가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추가비용이 발생할 경우 항공료 인상은 불가피해 유럽노선 항공요금이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EU는 오는 2012년부터 항공부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04~2006년 평균배출량의 97%를 상한으로 정하고, 이의 85%를 2010년 EU노선에 따라 무상 배분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탄소세 부과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정확한 추가소요비용을 추산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 운항횟수를 기준으로 봤을 때 EU에서 탄소세를 부과하더라도 추가비용이 크게 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유럽노선 운항횟수가 늘어나지 않을 경우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 유럽노선 운항횟수 확대를 계획 중인 아시아나는 EU의 탄소세 부과에 관심이 더 높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내년 ‘인천~런던’ 노선의 매일 운항이 예정되는 등 유럽지역 사업량이 증가할 것”이라며 “탄소세 부과기준이 정해지지 않아 정확한 예측은 어렵지만 배출권 구매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항공사들처럼 제소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현재 소속 항공사 연맹인 스타얼라이언스 뿐만 아니라 대한항공과 연합해 제소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대한항공도 “EU 탄소세 부과에 대해서는 현재 국토해양부와 외교통상부가 중심이 돼서 대응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소송제기를 포함한 대응계획은 아직 세우지 않았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EU가 예정대로 탄소세를 부과할 경우 유럽지역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의 항공기 구매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는 등 EU의 탄소세 부과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지난 28일 중국 항공사들이 EU의 탄소세 부과 계획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보도했다.
중국 항공수송협회는 특히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정치분쟁 뿐만 아니라 국제 무역전쟁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외에도 미국, 러시아 항공사들도 EU의 탄소세 부과가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