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유로존위기 강건너 불 아니다

입력 2011-09-07 11:00 수정 2011-09-07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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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 부국장겸 여론독자부장

한국 경제가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몰려 있다. 미국 경제의 더블딥 우려가 커지고 그리스와 포르투갈의 부도설등 유럽재정위기가 심각한 양상으로 확산되면서 직견탄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뉴욕과 유럽등 글로벌 증시가 연일 급락하고 국내금융시장이 한때 `패닉' 상태를 보이는 등 불안하게 움직이고 있다.

뿐만아니다. 우리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이 곤두박질 치는등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성장률도 4%대를 장담하기 어려울 정도이고 설상가상, 소비자 물가는 3년만에 5%를 돌파했다. ‘스태그플레이션(저성장 고물가)’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여전히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살얼음판 형국이다.

무엇보다도 우려되는 것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탄탄대로를 달리던 수출에 급제동이 걸렸다는 점이다. 수출둔화로 8월 무역수지 흑자규모는 전달의 8분의 1 수준인 8억달러에 그쳤다. 19개월만에 한자릿수 흑자를 기록, 걱정이 아닐수 없다.

특히 물가는 하늘 높은줄 모른채 치솟고 있다. 여름내 집중호우와 태풍 탓이라지만 추석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는 정부가 발표한 8월 물가 상승률 5.3%를 훨씬 넘어서 주부들의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은 정부가 지난 6월 수정해 발표한 4.5%는 커녕 4%대도 장담할 수 없다. 일부 외국계 투자은행들은 3%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내놓고 있다.

실제로 한국은행이 어제 발표한 올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년동기대비 3.4% 성장에 그쳤다.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침체 장기화등 글로벌 경제위기가 엄습해오고 있는 상황을 고려할때 성장률이 4%대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적신호가 켜진 셈이다.

유럽은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장클로드 트리셰 총재와 차기총재 마리오 드라기는 한목소리로 유로채무 위기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파국적 국면에 이르렀다면서 유로국 정상들의 “즉각적인 결단”을 촉구, 유럽의 절박한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드라기 차기 총재는 “이런 엉거주춤한 상태로는 우리가 더 버틸 수 없음이 확연해졌다”면서 유로 정상들이 “즉각 결단하지 않으면 시장 붕괴라는 파국에 직면할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대내외 경제상황을 종합해볼 때 우리경제가 사면초가에 점점 내몰리고 있다.

그동안 이상 징후에 대해 크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라며 안이하게 주시하던 정부도 낙관론을 접었다. 재정부는 지난 6일 펴낸 최근 경제동향을 통해 “우리경제는 국내적으로 물가압력이 높은 가운데 세계경제의 하방위험과 국내외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등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고 총평했다.

때늦은감이 있지만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청와대도 고공 행진 중인 물가를 안정시키는 동시에 성장률도 유지할 수 있는 묘책을 찾기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고 한다.

물가안정을 위해선 금리를 인상해야 하지만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고 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어 이래저래 딜레마에 빠져있다. 그렇다고 정부가 당장 꺼낼 카드는 많지 않아 보인다. 자칫 물가와 경기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과욕을 부리다간 스태그플레이션 늪에 빠져 들 수 있기 때문이다.

서민생활과 직결되는 물가안정을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는데는 두말할 여지가 없다. 뿐만아니라 글로벌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비 재정건전성 강화와 산업전반에 걸친 구조조정등 경제체질을 강화시키기 위한 장기대책을 강구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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