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 북] 괜찮아 여긴 쿠바야

입력 2011-07-29 09:48 수정 2011-07-2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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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길 마주친 음악가·민박집 주인·퇴역장교…쿠바의 속살을 만나다

한수진 지음/ 책으로여는세상/1만4000원/360쪽

많은 여행책들이 ‘묻지마’식의 예찬과 감동으로 채워져 있다면, 이 책은 있는 그대로의 쿠바를 보여준다. 이 책을 함께 쓴 수진과 까밀로는 쿠바를 여행한 것이 아니라 ‘쿠바 사람들’을 여행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에는 수없이 많은 쿠바 사람들이 등장한다. 여행 이튿날부터 등장해 마지막 날까지 수진과 까밀로 주위에서 맴도는 젊은 청춘, 호세와 롤란도를 비롯해, 많은 까사(민박집) 주인들, 음악가들, 도시의 잘사는 사람들과, 시골의 가난하고 순박한 농사꾼들, 젊은날 뜨거운 피로 혁명에 참여했던 그러나 지금은 노인이 된 사람들, 거기다 자본주의 국가 사람들은 모두 부자라고 철썩 같이 믿고 있는 퇴역 장교, 그리고 복잡한 도시 길거리에서 빈둥거리며 외국 관광객들에게 어설픈 사기를 치는 젊은 히네떼로들까지 그야말로 다양한 쿠바 사람들이 등장한다. 지은이는 이러한 만남 속에서 멋진 시보레 차나 근사한 시가 향기로 포장된 쿠바가 아닌, 쿠바 사람들의 맨얼굴을 조용하고 자세히, 마치 한 편의 소설처럼 그려내고 있다.

대학에 다닐 때부터 시민단체 활동을 시작한 수진과 까밀로는 졸업 뒤 본격적으로 시민단체 활동가가 되었다. 그 때문에 쿠바를 바라보는 시선이 남다른 두 사람은 일반 여행자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을 구석구석 누비고 다녔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오늘날의 쿠바를 있게 한 혁명의 흔적들과 겹치게 되고, 피델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처럼 널리 알려진 사람들만이 아닌, 혁명에 참여했던 그러나 지금은 노인이 된 이름 없는 민중들과의 만남으로 이어진다. 결국 두 사람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식민지였던 쿠바의 독립에서부터, 부패한 바띠스따 정권을 거쳐 쿠바 혁명을 이뤄낸 과정, 그리고 수십 년째 계속되고 있는 미국의 경제봉쇄 아래서 살아가고 있는 오늘날의 모습까지 그야말로 쿠바의 역사를 한눈에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우리와는 지구 반대편에 위치한 섬나라 쿠바. 그곳은 지리적으로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이 자본주의로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도 섬과 같은 존재다. 그곳은 돈과 이익이 아닌 인류애와 연대, 곧 ‘모두가 함께 행복한 세상’을 원칙으로 국가의 중요한 결정들이 이루어진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꿈만 같은 무상의료와 무상교육이 그 섬에서는 이미 ‘오래된 일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 책은 이처럼 우리와 닮은 듯 전혀 다른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쿠바의 일상을 요란하지 않고, 그리고 쿠바의 채워지지 않는 2%까지 따뜻하고 정직한 시선으로 담아내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스레, 한국이란 땅에서 살고 있는 우리의 오늘과 그들의 오늘을 견주어보게 되고, 그를 토대로 우리의 내일을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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