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저축銀 국조합의 했지만…피해자는 한탄만

입력 2011-06-01 11:12 수정 2011-06-01 17:5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무책임한 폭로에 법적 대응하겠다.” “하나씩 하나씩 다 까발려주겠다.”

저축은행 사태가 청와대와 민주당 간 폭로전이 갈수록 가관이다. 민주당 저축은행 진상조사위원회 위원장인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31일, 폭로 제1탄으로 삼화저축은행 사외이사였던 정진석 정무수석과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에 대해 ‘골프장-청담동 한정식 집 회동 기록’ 카드를 꺼냈다.

이에 질세라 청와대는 “박 전 원내대표 측이 보해저축은행 BIS(국제결제은행 기준 자기자본비율) 적용을 완화해달라고 청탁했으며 관련 서류까지 가지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야당이 근거 없는 의혹만 제기하고 있다.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할 것”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민생정당을 자처하고 있는 민주당 워크숍은 ‘저축은행 선전포고’의 장이 돼버렸다. 박 전 원내대표는 하루 종일 회의장과 기자실, 복도를 바쁘게 오가며 의원들과 기자들을 상대로 정권 실세들의 저축은행 비리 ‘강의’를 벌였다. “하나씩 하나씩 다 까발려주겠다”는 경고도 잊지 않았다. 이런 식이면 국민의 의혹을 해소해야 할 국정조사도 여야 공방만 벌이다 끝날 가능성이 높다.

정치권의 감정싸움 속에 정작 저축은행사태 재발방지를 위한 금융시스템 개선과 저축은행 피해대책은 6월국회 초점에서 멀어지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이날 기자의 뇌리 속에 남은 건 “(청와대가) 부산지역구 의원들은 예금자 보호법 개정안을 발의했는데 왜 (나는) 찬성하지 않느냐고 물어보더라”는 박 전 원내대표의 스치듯 지나간 한 마디다.

개정안은 저축은행 피해자들을 위한 대책으로 예금자보호 한도액 500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까지 정부가 보상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만, 폭로전에 혈안이 된 정치권에선 이런 대책 논의마저 실종된 게 현실이다. 권력형 게이트의 진실을 밝히는 것 이상으로 평생 모은 돈을 한 순간에 잃은 피해자들을 구제해 줄 방법 마련 역시 중요하다. 지난 4월 저축은행 청문회가‘네 탓 공방’만 벌이다 결국 피해자들의 가슴을 멍들게 한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2024 여의도 서울세계불꽃축제' 숨은 명당부터 사진 찍는 법 총정리 [그래픽 스토리]
  • "원영 공주님도 들었다고?"…올가을 트렌드, '스웨이드'의 재발견 [솔드아웃]
  • '50-50' 대기록 쓴 오타니 제친 저지, 베이스볼 다이제스트 'MLB 올해의 선수'
  • "오늘 이 옷은 어때요?"…AI가 내일 뭐 입을지 추천해준다
  • “이스라엘, 헤즈볼라 수장 후계자 겨낭 공습 지속…사망 가능성”
  • "아직은 청춘이죠"…67세 택배기사의 하루 [포토로그]
  • 뉴욕증시, ‘깜짝 고용’에 상승…미 10년물 국채 금리 4% 육박
  • 끊이지 않는 코인 도난 사고…주요 사례 3가지는?
  • 오늘의 상승종목

  • 10.04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3,904,000
    • -0.17%
    • 이더리움
    • 3,267,000
    • -0.34%
    • 비트코인 캐시
    • 436,200
    • -0.73%
    • 리플
    • 719
    • -0.55%
    • 솔라나
    • 193,200
    • -0.72%
    • 에이다
    • 473
    • -1.05%
    • 이오스
    • 638
    • -1.24%
    • 트론
    • 208
    • -1.89%
    • 스텔라루멘
    • 125
    • +0%
    • 비트코인에스브이
    • 62,100
    • -0.72%
    • 체인링크
    • 15,150
    • +0.53%
    • 샌드박스
    • 340
    • -1.1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