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가계부채 고려 '숨 고르기' 설득력 있어
이번주 1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금융권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유지해 온 징검다리식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갈지 아니면 가계부채 등을 고려해 ‘숨 고르기’에 들어갈 지 주목되기 때문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해 11월 이후 한 달씩 건너뛰면서 징검다리식 금리 인상을 해오며 금리 정상화 의지를 밝혀온 점을 고려하면 이번 달에도 0.25%포인트의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특히 지난 3월 4.7%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월 이후 다소 진정되는 분위기이지만 여전히 4%대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3±1%)의 상단을 벗어나 있다는 것도 금리인상의 가능성을 점치게 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CS)는 “이번 달 금통위 결정은 최근 물가 상승세 및 경제성장세에 대한 한은의 판단을 반영할 것으로 예상돼 특히 중요하다”면서 “지난달 물가상승률이 전월보다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기 때문에 한은의 금리정상화 기조는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도시가스요금 인상을 결정하는 등 공공요금발 물가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기 등 공공요금과 식료품 가격 등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올려 통화당국의 시그널을 보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가계부채에 따른 이자부담 문제 등을 감안하면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최근 6개월간 대출 이자를 연체한 적이 있는 가구는 전체의 13.0%에 달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28개월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신용대출 금리도 속속 인상되면서 가계는 물가고와 이자부담,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금리를 인상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둔화를 우려해 지난주 금리를 동결하는 등 대외여건도 변수다. 이재승 KB투자증권 연구원은 “ECB가 물가상승압력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등 세계경기의 불확실성이 남아있는 모습을 보이는 점 등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