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건설사 위기 '강건너 불' 아니다

입력 2011-04-25 11:00 수정 2011-04-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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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헌 부국장 겸 사회생활부장

건설사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일부 대형 건설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언제든 부도에 직면할 수 있는 ‘응급 상황’이다.

지난 2월 워크아웃 중이던 월드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 이후 진흥기업, LIG건설, 삼부토건, 동양건설산업 등이 잇따라 워크아웃 및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건설업계는 물론 금융권도 다음 순서는 누구냐며 부도 공포가 팽배해 있다. 최근 건설사 줄도산의 원인은 저축은행 등 금융권이 만기도래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금을 회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경기가 좋았던 시절 투자했던 부동산 PF가 만기도래하자 추가 담보를 요구하거나 대출 회수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고 저축은행의 채권 회수를 뭐라 할 수도 없다.

주택경기 침체 장기화로 PF대출이 잇따라 연체돼 저축은행 역시 잇따라 부실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 코가 석 자인데, PF대출 회수를 문제 삼을 수 없는 구조적 문제에 봉착해 있다.

더 큰 문제는 건설사 부실화 문제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올해 만기도래하는 부동산 PF가 무려 25조원에 달하고 이중 절반이 넘는 14조원이 5~6월에 집중돼 있다. 시중에 ‘건설사 위기설’ 이 난무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을 이 지경까지 만든데는 정부의 책임이 크다. 저출산 노령화로 인구 증가율이 감소하고 2인 미만의 소(小)가구가 늘어남에도 정부는 정확한 수요 예측없이 주택공급 확대 정책으로 주택시장의 거품을 키웠다.

전국에 불 꺼진 아파트가 한 때 10만가구를 넘고 그중 대형 평형이 대부분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선심성 공약으로 재개발·재건축을 내세우는가 하면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돕는다는 명목으로 각종 임대주택과 보금자리주택 등을 공급해 민간주택시장 수요를 위축 시켰다.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정책은 대형사, 중소형사 할 것 없이 주택사업에 주력했고 결국 수요 감소에 따른 주택시장 장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잇따라 부실화 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인구구조 변화와 가계의 재정상황 등을 고려한 종합적 주택수요 예측을 했더라면 현재의 건설사 줄도산 사태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 채권단 중심의 건설사 구조조정 이후 정부의 건설산업 구조개편을 통한 건설사 경쟁력 제고 노력도 아쉽다.

건설사 채권단은 옥석 가리기를 통해 2009년 1월 11개사에 대해 워크아웃을 결정했고 3월에는 13개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2010년 6월에도 9개 건설사가 워크아웃을 신청해 최근까지 무려 37개 회사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문제는 이들 부실 건설사들이 2년이 지난 아직까지 자생력을 찾지 못한 체 기약없는 주택시장 회복만을 목 빼고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사업을 통해 성장해 온 이들 건설사들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시장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도록 건설산업 구조 개편이 이뤄졌야 했다.

최근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시중에 건설사 부도 공포가 확산되자,금융지주사 회장을 불러모아 놓고 건설사 PF 지원을 요청했다. 이후 나온 대책은 은행권의 부동산 PF를 매입해 주는 배드뱅크를 설립 하겠다는 것이다.

아직 구체적인 틀은 조율중이지만 이 방안에 건설사들을 옥죄는 저축은행 PF 매입은 없다고 금융당국 및 은행권은 단호에게 밝히고 있다.

그 동안 주택정책을 맡고 있는 국토부와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 세재 문제를 담당하는 기재부는 주택시장 활성화 문제를 놓고 항상 이견을 보여 왔다. 그러다 보니 매번 내놓은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이 약효를 발휘하지 못했다.

물론 마구잡이 규제 완화로 집값이 치솟는 시장 불안을 초래해선 안 되겠지만 주택거래는 활성화 될 수 있도록 3개 부처의 합리적 대책 마련이 무엇보다 아쉬운 상황이다.

현재 건설사가 처한 위기 상황은 결코 건설업계만의 문제가 아니다. 건설사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되고 이는 경제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공동체적 시각으로 문제를 접근해야 건설사 부도 도미노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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