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쌍두마차 독일과 프랑스가 모두 '슈퍼 마리오'로 불리는 드라기 총재가 장-클로드 트리셰 현 ECB 총재의 뒤를 이을 것으로 여기고 있기 때문.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는 24일(현지시간) 독일 정부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 "볼프강 쇼이블레 재무장관이 ECB 총재로서 드라기 총재의 명망과 성실성, 인품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면서 드라기를 ECB 총재로 적극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델스블라트는 지난 20일 집권 연정의 소수파트너인 자유민주당(FDP)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자민당도 드라기 총재 외에 대안이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력한 ECB 총재 후보였던 악셀 베버 분데스방크(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지난 2월 ECB 총재직 도전을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도 드라기 총재 지원을 본격화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사르코지 대통령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4대 강국 가운데 ECB 총재 후보가 드라기 총재 뿐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오는 26일 로마에서 이탈리아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공동 브리핑에서 이 같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다만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드라기 총재가 높은 인플레이션과 재정적자로 골머리를 앓는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메르켈 총리가 드라기를 지원하되 유로존 경제 개혁을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이밖에도 빅토르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가 같은 남부 유럽(포르투갈) 출신이라는 점, 그리스가 재정상황을 숨기는 것을 도왔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골드만삭스에서 고위직을 지냈다는 점 등이 드라기 총재의 약점으로 꼽히고 있다.
프랑스 출신인 트리셰 현 ECB 총재는 오는 10월 말 사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