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뷰-포인트]제대혈 그리고 바이오 산업

입력 2011-04-07 09:54 수정 2011-04-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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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원일 메디포스트 생명공학연구소장

올해 7월부터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이 발효돼 이식을 위한 제대혈 보관은 물론 연구개발과 의약품 원료로의 사용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마련되고 체계적이고 객관적인 관리가 가능해 진다. 특히 재생의학 및 줄기세포치료제의 의료산업적 가능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요즈음, 귀중한 자원인 제대혈의 활용에 대한 법률 정비가 이루어진 것은 의미가 크다.

제대혈은 엄마와 아기를 이어주는 탯줄에서 얻어진 혈액으로 이 속에는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 등 건강한 혈액을 만들어내는 조혈모세포와 연골, 뼈, 근육, 신경 등 몸을 구성하는 간엽줄기세포가 풍부해 생명의 보고다. 현대의학의 발달과 함께 백혈병 등 난치병 치료에서부터 재생의학의 꽃인 줄기세포치료에 이르기까지 제대혈의 의학적 가치가 점점 커지고 있다. 특히 출산과정에서 그냥 버려져 왔던 제대혈을 줄기세포치료제 등 의약품 생산의 원료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바이오산업 자원으로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제대혈은 분만 과정이 모두 끝난 후 탯줄 내 정맥에서 채취되므로 산모나 아기에게 아무런 위험성이 없으며 산부인과 의료진에 의해 철저히 무균적으로 채취된다. 채취된 제대혈은 36시간 내에 제대혈은행으로 운반돼 여러 단계의 처리과정을 거쳐 분리된 조혈모세포는 영하 196도의 질소탱크에 냉동 보관되다 필요시 해동과정을 거쳐 사용되게 된다. 또한 제대혈 간엽줄기세포는 순수 분리배양과 계대배양을 거쳐 엄격한 품질관리와 무균생산공정 하에 줄기세포치료제의 원료로 생산된다.

제대혈 내 간엽줄기세포는 관절염, 뇌졸중, 치매, 척수마비, 심장병, 폐질환 등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줄기세포치료제의 원료로 현재 이를 이용한 신약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특히 이 분야에서는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가장 앞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미 동물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이 진행중이다. 머지않아 ‘제대혈 유래 줄기세포치료제’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신약이 출시될 것이다.

이 중 퇴행성 관절염·연골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관절연골을 재생해 치료하는 제대혈유래 줄기세포치료제 카티스템은 이미 국내에서는 상업임상 3상을 마치고 품목허가를 기다리고 있으며 FDA의 승인을 얻어 미국에서도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개발중인 줄기세포치료제 중 가장 상용화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다.

이 밖에도 제대혈 줄기세포를 이용한 알츠하이머성 치매 치료제와 폐질환 치료제 등이 현재 임상시험이 이루어지고 있다. 의학적으로 현재 뚜렷한 치료방법이 없는 이들 난치성 질환에 새로운 치료가능성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우리나라가 선점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줄기세포치료제 분야의 국내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술의 실현성과 산업화 가능성 여부’에 중점을 둔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와 지원이 필요하다. 의약품개발에 소요되는 막대한 경비를 연구개발기업이 독자적으로 감당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국가연구개발과제를 통한 연구개발 지원의 규모를 늘리고 임상시험단계까지 지원이 확대돼야 한다. 일반 의약품과 차별화되는 줄기세포치료제의 특성에 맞는 안전하고도 신속한 인허가제도 개선 등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도 시급하다.

아울러 바이오의약품 산업의 귀중한 자원인 제대혈을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현재 제대혈의 조혈모세포 이식 용도에만 초점이 맞춰진 ‘제대혈 관리 및 연구에 관한 법률’의 하위법령에서 의약품 제조의 원료 활용을 위한 구체적인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공상과학 소설이나 영화를 통해서나 상상해 보았음직한 일들이 과학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을 통해 현실에서 속속 이뤄지고 있다. 미래 의학의 중요한 패러다임 중 하나로 예측되고 있는 줄기세포치료를 위한 의약품 원료라는 점에서 제대혈의 가치는 바이오산업의 발전에 따라 점점 더 커질 것이다. 바이오산업의 핵심인 신약연구개발을 위한 치열한 경쟁대열에서 우리나라가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분야라는 점에서도 제대혈에 더욱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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