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상부가 4일 한- 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의 협정문 한글본을 재검독한 결과 207곳의 오류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미 협정문 번역본에 오류가 발견돼 한 차례 수정된 비준동의안이 또다시 논란을 빚은 것이다. 이에 따라 비준안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재검독 실시 결과 다수의 오류가 발견됐다”며“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오류발생 원인에 대해 “2009년 7월 협상 타결 후 충분한 시간을 갖고 번역 작업을 진행하지 못한데다 외부 전문가의 검증을 받지 못한 점 등이 많은 오류를 낳게 했다”고 설명했다.
영문본엔 없는 외국 건축사 자격자의 실무수습 기간을 한글본에 규정하는 등 오류가 있는 부분은 총 207건으로 집계됐다.
외교부는 EU 측과 한글본 오류의 정정을 합의한 외교공한을 교환했다.
또 국회에 제출했던 비준동의안은 철회하고 5일 열리는 국무회의에 새 비준동의안을 낼 예정이다.
외교부는 재발을 막기위해 한글본 번역 오류와 관련해 감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감사 결과 책임의 경중에 따라 문책을 단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외부 전문인력 채용, 관계부처 및 외부 전문기관 검독, 국민 의견 접수 등을 통해 협정문 번역 검독체계를 개선할 계획이라 밝혔다.
한.EU FTA 비준동의안은 국무회의를 거쳐 이달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럼에도 김 본부장은 “올해 들어 대외 무역여건이 쉽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우리 업계가 기대하는 대로 오는 7월 한.EU FTA가 잠정 발효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