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코스트코의 ‘불쾌한’ 모금

입력 2011-03-28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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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고형 할인매장 코스트코의 일본 돕기 성금 모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계산대에서 점원들이 손님들에게 액수를 정해 계산에 포함시키는 모금 권유 방식에 국내 고객들이 거부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창고형 매장이라 한번에 몇십만원씩 물건을 구입하는데 1000원 정도 지불하는 것이 크게 문제될게 없어 보이지만, 점원이 계산할 때 동참 여부를 물어보면 일언지하에 거절하기 어렵다. 체면과 남의 눈을 의식하는 데 익숙한 한국인들은 이러한 기부 방식이 낯설고 자칫 불쾌감 마저 느끼게 한다.

북한의 수공에 대비해 ‘평화의 댐’을 건설하자고 할 때도 반강제적인 성금 모금이 줄을 이었다. 당연히 체면 치레나 권력, 남의 눈치에 떠밀려 성금을 내는 것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역사적인 아픔(?)까지 갖고 있는 국민들에게 남들이 보는 앞에서 일본돕기에 1000원 내라고 하니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일본 대지진 직후 국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형 이상득 의원은 “생수 같은 것에는 한국 마크가 들어가 있지 않느냐. 식품도 한국 라면 등 긴급 식품, 담요 등 긴급한 것을 보내야 한다”고 말해 네티즌들로부터 대재앙 앞에 홍보할 궁리만 하고 있다고 뭇매를 맞았다.

코스트코의 성금 모금 방식은 미국에서는 보편적인 것으로 알려져있다. 계산대 옆에서 점원이 동참여부를 묻고 1달러씩 성금을 낸다. 그러나 한국 대형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는 절대 이렇게 모금하지 않는다. 마트 한쪽에 모금함을 마련해놓고 자발적으로 동전이나 지폐를 넣는 고사리 손들을 볼 수 있다. 문화 차이다. 코스트코는 이러한 문화의 차이를 외면한 채 ‘반강제적’이라는 얘기까지 들으며 전국 7개 지점에서 계산대에서 직접 모금을 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좋은 일을 하면서도 고객들로부터 돈을 빼앗기는 느낌이었다는 말을 듣는 것 보다 지금이라도 한국문화를 이해하지 못했다고 사과해야 하는 것이 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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