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사업 약(藥) 될까 독(毒) 될까

입력 2011-03-0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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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세가지 고민.. 원자재 성격변화, 독과점 형성, 전기료 싼 부지찾기

고유가 시대를 맞아 석유를 대체할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폴리실리콘 사업을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폴리실리콘은 태양광 산업의 ‘쌀’로 불리는 핵심원료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은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해 △고부가가치 제품이 아닌 상황 △독과점이 형성된 시장 △전기료가 싼 공장 부지 확보 등 세가지 고민을 갖고 있다.

1년 넘게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LG화학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사업성이다. 폴리실리콘이 더이상 고부가가치 제품이 아니라 금이나 원유와 같은 원자재 성격의 제품이 됐다는 것.

실제로 폴리실리콘 가격은 지난 2008년 kg당 400달러에 육박했지만 최근 60~70달러에 머물고 있다. 이 때문에 향후 시장에 진출한다 해도 그룹의 주요 포트폴리오에 배치하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반석 LG화학 회장도 “태양광 사업전망이 예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그렇게 장밋빛이 아닐 수도 있다”며 “환경 변화에 따라 사업도 달라지고 있으며 결정에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폴리실리콘 사업에 대한 또 다른 고민은 바로 기존 업체들의 공격적인 증설과 이에 따른 독과점 구조다. 세계 폴리실리콘 시장은 햄록, OCI, 바커 등 3개 업체가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현재 연간 생산량 2만7000톤 규모의 OCI는 군산 공장 증설이 완료되는 2012년 말이면 6만2000톤 규모로 확대된다. 바커와 햄록도 대규모 증설을 계획중이다. 특히 이들 선두업체로써 장기 공급계약을 맺는 등 독과점을 형성하고 있다.

더구나 삼성정밀화학이 미국의 MEMC와 합작을 통해 울산에 연산 1만톤 규모 공장을 건설하기로 하는 등 신규업체의 가세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SK케미칼이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에 소극적인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SK케미칼은 지난 2009년 5월 대만의 폴리실리콘 원천기술업체인 SREC와 양해각서를 맺고 지난해 파일럿플랜트 건설을 진행하던 중 최근 시험생산 작업을 중단했다.

SK케미칼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시험설비 건설단계에서 문제가 생겨 사업 추진이 지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사실상 보류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기존 선점 업체의 폴리실리콘 대규모 증설을 통한 세계시장 장악과 이에 따른 독과점 형성으로 인해 후발업체가 이익을 공유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문가들의 진단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전기료가 싼 공장 부지 확보도 고민이다. 전기료는 폴리실리콘 제조원가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국내 산업용 전기료는 현재 주요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전력요금 인상이 검토되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최근 폴리실리콘 사업 진출을 선언한 홍기준 한화케미칼 사장은 “앞으로 국내 전기료가 많이 올라갈 것이기 때문에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은 수력발전소가 많은 미국 유타주나 중국 서부 등 경쟁력 있는 지역에 해야하지 않겠나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OCI와 KCC 등 이미 국내에 대규모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업체들도 전기료 문제에 고민이 커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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