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업체들이 지난해 대출사업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부업체는 최근 전세값 급등에 따라 은행에서 대출이 거부된 세입자들에게 고금리 전세자금 대출을 늘린 것으로 파악됐다.
금융감독원은 에이앤피파이낸셜(러시앤캐시), 산와대부(산와머니), 웰컴크레디라인(웰컴론), 리드코프, 바로크레디트 등 대부업계 상위 5개사의 이자수익이 지난해 20% 넘게 늘었다고 3일 밝혔다.
업계 1위인 에이앤피파이낸셜은 2010 회계연도(2009년 10월~2010년 9월) 이자수익이 5409억원으로 2009 회계연도보다 23% 증가했으며, 12월 결산인 업계 2위 산와대부 역시 이자수익이 20% 넘게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3~5위인 웰컴크레디라인, 리드코프, 바로크레디트도 각각 20~30%씩 이자수익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리드코프는 영업이익이51.7%, 당기순이익이 33.7% 급증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해 말 대부업 전체의 대출 잔액이 작년 동기 대비 15%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했다. 결국 이들 업체는 업계 전체의 성장세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거둔 셈이다.
특히 일본계로 분류되는 에이앤피파이낸셜과 산와대부의 경우 일본에서 직접 자본을 끌어 온 데다 배당을 하지 않아 두 업체의 자기자본 비율은 50% 안팎에 달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다른 대부업체는 주로 저축은행에서 연 11~12%의 금리로 돈을 빌려 대출하는데, 이들 두 업체는 이러한 자금조달 비용이 거의 없어 원·엔 환율이 안정적이라면 대출이 늘수록 수익이 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부업계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던 전세자금 대출도 일부 업체에서 취급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에 따르면 대부업계의 전세자금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중소규모의 5개 업체에서 약 10억원 규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대부업체에서 전세금을 대출한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선순위 채권 등이 걸려 있는 세입자들에 대해 은행이 대출을 거부하자 30%를 넘는 고금리에도 대부업체의 문을 두드린 것으로 추측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