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계도 ‘무한 연비 경쟁’ 속으로

입력 2011-02-23 11:00 수정 2011-02-23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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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수주 세계 최대 컨선 연비 35% 뛰어나

▲국제 유가가 급등하며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대형 선사들이 연비경쟁을 다시 촉발 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1만4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시운전 모습.

사상 최대의 대규모 컨테이너선 발주와 맞물려 연비경쟁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 21일 AP몰러-머스크로부터 수주한 세계 최대 규모인 1만8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기존에 운항 중인 1만3000TEU급 보다 규모는 크지만 연비는 약 35% 정도 개선됐다.

2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머스크가 컨테이너선을 대규모 발주함에 따라 해운·조선경기가 회복되는 신호탄으로 보고 있지만 국제 유가 상승 여파로 연비에 부담을 느낀 해운사들이 연료 효율이 높은 선박을 선호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머스크는 계약 직후 발표문을 통해 대우조선이 오는 2014년 인도할 1만80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은 이산화탄소의 배출량이 기존 선박(8000~9000TEU급)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가장 효율적인 컨테이너 선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은 새로 건조할 선박은 현재 운항 중인 컨테이너선 중 가장 연비가 좋다는 1만1000TEU급 엠마 머스크(Emma Maersk)와 비교해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선박은 세계 최초로 경제성, 에너지 효율성, 친환경성을 모두 만족시킨 ‘트리플-E’급(Triple-E Class: Economy of scale, Energy efficiency, Environment friendly) 컨테이너선이다.

또한 선박 규모에 비해 소형인 엔진을 사용함으로써 최고 속도는 기존 선박의 24~25노트보다 떨어지지만, 연비의 최적화를 이룰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최고 속도는 엔진사양을 고려할 경우 23노트로 추정된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엔진에서 발생하는 폐열을 회수해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폐열회수장치(Waste Heat Recovery System) 등 보다 획기적인 연료절감 기술들을 도입함으로써 에너지 효율도 한 차원 끌어올렸다”고 말했다.

그는 “적은 동력으로 더 많은 출력을 내면서 컨테이너 1개를 수송하는데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을 기존 ‘유럽~아시아’ 항로를 운항하는 컨테이너선과 비교해 50% 이상 감소시켜 최근 조선 및 해운업계 최고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친환경 선박의 롤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운사들도 유류 절약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한진해운은 연료를 채울 때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싱가포르를 주로 이용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값싼 주유소를 찾아다니는 자동차 운전자처럼 운송 연료로 쓰이는 벙커 C유 가격이 이들 지역이 가장 저렴하기 때문이다.

이석재 미래에셋증권 이사는 “선박에 있어서 연비는 상당히 민감한 요소”라며 “지난해 하반기 대부분 해운사들 연료비 비중이 매출의 20%에 달했는데, 이는 연비가 10%만 개선돼도 영업이익률이 1.5~2.0%포인트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이전까지는 연료 가격 상승이 운임 상승으로 대부분 보충됐지만, 같은해 9월 이후 연료 가격 강세가 계속된 반면 운임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는 새로운 흐름이 나타났다.

업계는 유가가 상승할수록 해운사의 명암은 더욱 극명하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20년 이상 된 선박의 경우 신조 선박보다 연비가 40% 이상 나쁘고, 연비절감장치 여부에 따라 10~15% 정도, 어떤 조선소에서 건조했는 지에 따라 10% 이상 연비 차이가 난다.

이 책임연구원은 “연료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10% 연비 개선은 선가에 맞먹는 비용의 차이를 볼 수 있다”며 “국제해사기구의 연비 규제는 계속 논의 중인데 이미 선두업체들은 규제가 확정되기 전 이미 수년 전부터 연비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문제는 연료절감장치의 장착을 서두르는 선주들이 발주 대상을 일류 조선소로 한정한다는 것. 현대중공업은 축 발전기(Shaft generator) 개발을 이미 끝냈고, STX조선해양은 독일선급으로부터 EEDI 인증을 취득해 20% 연비 개선이 이뤄진 것을 검증받았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연비경쟁은 국내 대형 조선업체에게는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이 연구위원 역시 “선박별로 연비를 공개하는 추세가 점차 보편화되면서 중국과 일본 업체에 비해 연비 경쟁력이 뛰어난 국내 조선업체들의 선박이 더욱 각광을 받게 될 것”이라며 “ 이산화탄소 배출규제와 고유가로 선두 해운업체들은 이미 탄소발생 비용을 줄이려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고, 품질과 연비가 우수한 한국 조선업체에 발주가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전세계 선박엔진의 60% 이상이 한국산이며 국내 업체들은 설계, 부품, 건조능력에 있어 높은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조선업계는 이러한 기술력 차이에 따라 연비경쟁 측면에서 중국업체에 대한 비교우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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