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수출 잘했는데..." 속앓이

입력 2011-01-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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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영업익 사상 최고... '정유사 폭리' 오해에 고민

SK이노베이션(옛 SK에너지) 실적 발표를 앞둔 지난 20일 오전. 새로 부임한 김종수 홍보실장(상무)은 홍보실 직원이 가져온 최종 실적발표 보도자료를 건네 받았다.

장인이 '한땀 한땀' 정성스레 옷을 만들 듯, 김 실장은 '한 문장 한 문장' 정성스레 고쳐나갔다. 지난해 2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올리는 등 좋은 실적을 기록했지만, 실적호조를 강조하기 보다는 선방했다는 의미로 보도자료 내용을 수정했다.

기름값이 비싼 것은 정유사의 폭리 때문이라는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를 의식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자랑만 할 수 없다는 생각에서다.

SK이노베이션이 이날 발표한 지난해 실적은 매출 43조8675억원, 영업이익 1조7068억원으로 사상 최고. 이는 전년에 비해 매출 22%, 영업이익은 88% 증가한 실적이다.

수치로만 보면 실적이 크게 좋아진 것으로 보일 수 있지만 사실상 예년 수준을 회복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이 회사의 지난 2008년 영입이익은 1조8915억원. 이듬 해인 2009년엔 9077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지난해 1조706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것.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는 석유부문만 보면 지난 2009년 1분기 4318억원 영업이익을 올린 이후 2,3,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전년에 비해 97.2%나 줄어든 349억원의 초라한 영업이익으로 그해를 마무리했다. 반면 지난해는 영업이익 9854억원을 기록하며 실적이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2009년에는 유가보다 석유제품 가격이 더 낮아 정제마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지난해는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개선되면서 실적을 회복할 수 있었다"며 정유사가 기름장사로 폭리를 취한다는 오해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 호조는 수출과 자원개발의 역할도 컸다. 지난해 휘발유·경유·등유(8258만배럴)를 중심으로 수출액이 25조8633억원. 최근 5년 누적 수출액이 100조원이다. 수출 잘했더니 오히려 욕먹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또 석유개발 사업도 유가 상승과 주요 광구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매출 7771억원에 영업이익 4098억원이란 사상 최고 실적을 냈다.

SK이노베이션 이외의 다른 정유업체들도 지난해 실적 발표를 놓고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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