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정책운영 방향과 관련해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김 총재는 31일 배포한 신년사에서 "대내외적인 환경 변화를 감안할 때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도전은 이루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중앙은행으로서 견조한 성장세의 유지와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데 중점을 두면서 기준금리 정책을 운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연 2.50%인 기준금리를 내년 중 차츰 정상화하되 인상 속도와 폭을 신중히 가져가겠다는 원론적 방침으로 풀이된다.
김 총재는 "개방된 소규모 경제로서 내수와 수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각종 거시경제 정책수단을 분석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해결해야 할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조사와 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국제 금융질서의 개편이 우리의 금융 구조와 금융.자본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이에 대한 거시건전성 정책을 포함한 각종 대비책을 마련하는 게 당면 과제"라고 제시했다.
그는 "다양한 변화가 전개되는 미래 여건에서는 이에 상응한 적절하고 새로운 방안이 요구된다"며 "급변하는 환경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합리적 전략을 신속히 모색하는 게 우리의 책무"라고 말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국이 내년에도 회복 속도에 차이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의 특성을 고려해 정책을 펴겠다는 뜻이다.
내년 초 윤곽을 드러낼 한은 조직개편과 관련해서는 다양성, 유연성, 개방성을 기본 원칙으로 꼽았다.
김 총재는 "행정적 부담이 있는 보직 대신 전문가로서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희망할 수도 있다"며 이러한 직책을 직급에 상관없이 마련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외국 중앙은행과 국제기구에서의 직무연수를 계속 활성화하고 인재 개발원을 세워 국내에서의 특별 훈련 기회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