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분양, 수도권 꽁꽁… 지방 온기

입력 2010-12-29 14:55 수정 2010-12-2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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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신규주택 분양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특히 수도권에서는 기존아파트값 약세와 더불어 저조한 분양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청약률 제로 단지가 무더기로 등장했다.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사업장도 속출했다. 2010년 신규 아파트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분양물량보다 20% 가량 줄어든 18만2000여 가구가 공급됐다. 이 수치는 경기 침체 여파로 전반적인 주택시장이 약세를 띠면서 최근 10년간 공급물량 중 최저치 수준이다.

분양시장의 침체가 이어지자 민간아파트 시장에는 분양가 인하 바람이 불었다. 건설사들은 미분양을 우려해 분양가를 낮춰 공급했고, 상대적으로 분양가가 높은 주상복합 아파트 공급도 줄었다. 여기에 실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중소형 아파트 공급과 공공분양이 늘며 2010년 신규아파트 분양가는 2009년보다 9% 가량 낮아졌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0년 전국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978만원으로 전년 1075만원에 비해 97만원(약 9%) 낮아졌다.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분양가격이 낮아진 가운데 대전이 전년대비 164만원(-20%) 떨어져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고, 다음으로 강원(-18%), 부산(-17%), 전남(-13%) 순으로 분양가격이 낮아졌다. 반면, 경기와 서울은 2009년과 비교해 분양가격이 1~2% 가량 낮아지는데 그쳤고, 인천은 전년도보다 4% 가량 분양가격이 올랐다.

고전을 면치 못한 민간아파트와는 달리 공공아파트는 2007년 분양가상한제 시행 이후 꾸준히 물량이 증가해 2010년 전체 공급물량의 47%에 이르렀다. 미분양 부담과 수요 창출의 어려움으로 분양일정을 연기했던 민간사업장에 반해 공공물량은 저렴한 가격, 양호한 입지로 무주택 실수요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3월 첫 공급을 시작한 송파구 위례신도시는 사전예약 2350가구의 공급결과 배정물량 1999가구(기관추천 특별공급 351호 제외)에 총 2만9547명이 신청해 평균 14.8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행정중심복합도시에서 11월 첫 분양을 시작한 첫마을 퍼스트프라임 단지도 저렴한 분양가로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며 최종 2.1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다.

강남권이 배제된 3차 보금자리 역시 접수전 미달이 우려됐지만 일반공급 접수 결과 4.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6개월 이상 보금자리주택 공급이 없었고 사전예약 물량이 당초 예상보다 줄며 공급에 목말라하던 수요자들은 3차 보금자리주택에 큰 관심을 보였다.

공공 임대도 인기를 끌었다. 전셋값이 치솟고 집값 전망이 불투명하자 주택 수요자들이 임대주택에도 대거 몰린 것. 경기 수원 광교신도시와 성남 여수지구 등지에서 공급된 공공임대나 서울 강동 강일2지구, 송파 마천지구, 강남 세곡지구 등지에서 나온 장기전세주택은 대개 1순위에서 수십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청약이 조기 마감됐다.

입지·가격·면적에 따라 양극화도 갈수록 심화됐다. 수요자들은 분양가 메리트가 뛰어난 사업장과 대규모 개발호재가 예정된 사업장에만 관심을 보였다. 수도권의 경우 신도시 또는 기반시설이 잘 조성된 서울 등 주요지역을 제외한 사업장은 철저히 외면받았다.

지방의 경우는 2010년 분양물량 자체가 크게 감소됨에 따라 부산과 대전 등 일부 지역 분양시장이 살아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특히 분양가격이 인하되면서 침체된 분양시장은 회복세를 띠기 시작했다. 한동안 신규공급이 적었던 지방광역시가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격으로 실수요자의 관심을 끌면서 거래가 급속히 늘어난 것이다. 거래증가는 지방 미분양 물량을 감소시켰고 결국 가격을 상승시키는 선순환을 일으켰다.

실제로 10월 부산 사하구 당리동에 분양된 ‘당리 푸르지오’는 최고 7.42대 1의 경쟁률로 1순위에 마감됐고, GS건설이 분양한 부산 해운자 자이는 최고 58대 1이라는 경이적인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같은 현상은 경부축을 타고 수도권으로 옮겨붙으며 집값의 하방 경직성을 강화시키면서 반등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했다. 끝을 모르고 추락하던 수도권 신도시 집값이 바닥을 다지고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만원까지 상승한 것은 이를 방증한다. 이는 지방에서 불어온 신규분양 훈풍이 서울과 수도권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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