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권 정상 승부수 던졌다

입력 2010-12-10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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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생명·카드 사장, 전자출신 발탁 의미

올해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 금융 부문을 보면 한마디로‘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삼성생명·삼성카드 등 금융부문을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시켜 ‘금융의 삼성전자’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같은 의지는 인사에도 그대로 반영됐다.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으로 선임된 박근희 사장과 삼성카드로 자리를 옮긴 최치훈 사장은 그 어느 누구보다 삼성전자 성공 신화에 깊이 관여해온 인물들이다. 즉 삼성 금융 계열사의 변화를 위해 삼성전자 출신을 전면에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특히 금융 주력 계열사인 삼성생명에 삼성 내에서도 경영 분석과 관리·재무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박근희 사장을 임명한 것은 여러 모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삼성 관계자는 “박 사장은 그룹 내에서 손꼽히는 사업 구조조정 전문가”라며 “삼성 금융계열사의 맏형격인 삼성생명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적합한 핵심인물로 꼽힌다”고 말했다.

따라서 박 사장은 삼성전자 계열사의 선진 시스템과 글로벌화를 삼성생명에 접목시키는 데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의 경우 금융부문 핵심 계열사지만 삼성전자 등 전자 계열사에 비하면 뒤떨어진 게 현실이다.

삼성전자 계열사들이 해외 시장을 잇따라 개척하며 영토를 넓히고 있는 반면 삼성생명은 명성에 걸맞지 않게 여전히 내수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예다.

이에 최근 삼성생명이 사업확장을 추진해 오던 중국시장이 첫번째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삼성생명은 국내 보험업계 최대 현안인 중국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위원회를 신설, 스테판 라쇼테 해외사업담당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공격적인 준비를 해 왔다.

여기에 지난 2005년부터 중국삼성 사장을 맡으면서 휴대폰, LED TV 등의 1위 수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 온 박 사장이 전면에 나선다면 중국시장 공략이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아울러 사업 구조조정에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던 박 사장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불어넣어 삼성생명을 글로벌 보험사로 키운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이미 금융계열사의 CEO 경험이 있는 것도 박 사장의 장점이다. 박 사장은 2004년 카드와 캐피탈 사장을 맡으면서 카드사태 이후 부실화된 경영을 정상화 시킨 경험이 있다. 금융 계열사의 맏형이지만 내수에 의존하는 삼성생명에 앞으로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박 사장과 더불어 최치훈 사장을 삼성카드 사장에 앉힌 것도 금융부문 업그레이드와 무관치 않다. 최 사장은 GE 출신으로 삼성전자 디지털프린팅사업부장을 역임했고 올해부터 삼성SDI를 이끌어왔다.

특히 그는 삼성전자가 추진해온 프린터 일류화를 이끌었으며 삼성SDI 수장으로 재직하면서 소형 2차 전지에서 글로벌 1위 도약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다. 최 사장 역시 전자 계열에서 쌓은 기업과 경험 등을 토대로 삼성카드에 새로운 변화를 바람을 몰고 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카드를 국내 1위 회사로 육성하라는 임무를 맡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삼성의 주요 계열사 중에서 업계 1위를 차지하지 못하는 게 바로 카드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 금융게열사의 경우 전자와 비교되면서 고임금만 받고 생산성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면서 “이번 사장단 인사는 금융부문 강화를 위해 던진 ‘승부수’인 만큼 앞으로 삼성 금융부문에 매우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지금 당장의 큰 변화보다는 내년 주주총회 등을 거치면서 ‘삼성생명=박근희’, ‘삼성카드=최치훈’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앞으로 삼성 금융부문의 변화에 (업계가)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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