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전례 없는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10%를 예상하며 이미 일본을 넘어 경제 2위국이 되었고 향후 10년 후에는 미국을 제치고 경제 1위국이자 세계 패권을 쥘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는 중국경제의 미래에 대한 의구심에서 시작한다.
타이완 출신의 전 시카고대학교 경제학교수이자 현재 홍콩 중문대학교 교수인 랑셴핑은 오바마의 미국이 순순히 패권을 중국에 넘겨주는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단언한다. 그는 오히려 지금이 중국 경제의 위기라고 진단하는 동시에 레닌의 ‘제국주의론’을 언급하면서 자본주의의 최고 단계는 제국주의이며, 과거의 제국주의가 전쟁을 통한 ‘영토 식민지’를 취했다면, 오늘날의 신제국주의는 자본이나 독점 연맹을 통해 ‘경제 식민지’를 가진다고 역설한다.
미국과 서양의 독점 자본 그룹들이 일본 홍콩 베트남 태국을 금융위기를 만든 후 거대 자본을 수중에 넣은 것처럼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고 것. 미국은 이미 독점자본을 투입하여 중국 경제의 상당 부분을 잠식했으며, 앞으로도 거대자본과 독점연맹을 통해 중국을 끊임없이 경제 식민지화하려 할 것이라 예상한다.
저자는 미국과의 프라자 합의 이후 20년을 잃어버린 일본의 사례가 중국경제에서도 동일하게 반복될 것이라 주장한다. 이미 태국, 베트남, 홍콩, 일본 등 아시아의 대부분의 국가들이 미국과 서양 독점자본 연맹에게 자산거품의 붕괴를 통해 심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는 점도 보여준다.
미국 등 서양 자본은 먼저 주식과 부동산 시장을 활성화시켜 거품을 만든 뒤 시장의 거품이 최고조에 이르면 외자를 전부 회수하여 심각한 금융위기에 빠트리는 방식으로 신흥 경제국들의 경제를 무너뜨려 왔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미국이 위안화 20% 평가절상을 표면화하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금융시장 개방이라는 노림수가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하고, 실질적인 목적은 중국의 금융시장을 개방하여 중국 내에서 외국인이 외자를 자유롭게 운용함으로써 중국의 자산 거품을 일게 하여 금융위기를 일으키려는 의도라고 의심한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평가절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 자연스럽게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해 관세를 27.5% 인상하는 것과 슈퍼301조를 발동하여 관세를 추가 부과하고 농산물과 광산 제품을 포함한 대규모 원자재의 국제가격을 전면적으로 끌어올려서 중국 제조업의 원자재 수입에 큰 부담과 더불어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킬 방안을 찾아 중국 경제를 다시 붕괴 시킬 거라는 것.
저자는 이처럼 중국경제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체계적이고 엄청난 위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중미 경제전쟁은 갈수록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중국 출신 경제학자 중 가장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주목받고 있는 랑셴핑은 미국 경제학자 니얼 퍼거슨이 만들고 중국 정부가 자부심의 표현으로 자주 언급하는 ‘차이메리카’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저자의 미국과 서방 자본에 대한 평가가 지나치게 부정적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향후 미국이 중국에 패권을 넘겨줄 것인가가 세계인의 화두로 떠오른 지금 이 책은 독자들의 흥미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