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서비스 '빅3' 꼼짝마"...2위 그룹의 반란

입력 2010-11-25 11:10 수정 2010-11-25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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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정보통신, 현대정보기술 인수 초읽기

IT서비스 업계가 지난해 불어닥친 삼성SDS발 인수합병(M&A) 바람이 그칠 줄 모르고 있다. 삼성SDS, 포스코ICT, 동양시스템즈, 동부CNI 등의 인수합병이 마무리되면서 최근 롯데정보통신의 현대정보기술 인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어 IT서비스업계의 새판 짜기는 올 연말까지 지속되는 상황이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이 현대정보기술 인수를 추진하면서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 연합’ 출현이 사실상 초읽기에 돌입했다. 또 지난 16일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건설 IT자회사인 현대C&I와 현대그룹 IT자회사인 현대U&I도 합병 시너지 효과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삼성SDS와 삼성네트웍스가 합병을 발표한 이후 올해 초 포스데이타와 포스콘이 합쳐 포스코ICT로 거듭났다. 지난 8월에는 동부CNI와 동부정밀화학이 합병하면서 그룹 계열사 간 덩치 불리기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동양시스템즈는 지난 4월 1일자로 KTFDS와 최종 합병이 완료됨에 따라 1금융권을 비롯한 금융 IT사업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롯데정보통신의 현대정보기술 인수도 본격화되면서 IT서비스 업체들의 덩치 키우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2일 롯데정보통신과 현대정보기술의 합병이 공식화됨에 따라 약 70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대형 IT서비스 업체의 탄생이 예고되고 있다. 사진은 롯데정보통신 사옥.

◇몸집키우기 ‘붐’...무엇을 노리나?= 이 같은 인수합병 러시의 배경에 대해 다양한 추측이 오가고 있다.

우선 그룹사에 대한 매출규모가 절대적인 업계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규모의 경제를 통한 투자 여력 확보가 가장 높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매출 이익률이 높지 않은 IT서비스 시장의 현 상황을 감안해 덩치를 불려 비용절감을 꾀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신규 수익원을 찾겠다는 것.

이를 통해 외형적 성장뿐만 아니라 핵심 영역의 강화와 함께 중복되던 사업을 단일화시킴으로써 어느 정도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으로 풀이된다.

또한 그룹사 내부 조직력 강화를 위한 수순 밟기의 일환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인수합병을 추진한 업체들은 상장, 혹은 지주사 전환이라는 내부 이슈가 각각 존재했다. 실제로 지난 8월 동부CNI와 동부정밀화학의 흡수합병을 시작으로 업계에서는 동부그룹이 지주사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동부그룹측은 이를 통해 “그룹 내 지배구조 투명성을 증대하고, 경영책임 명확화 및 사업의 안정성 도모, 그룹 내 계열회사와의 시너지 창출을 통해 신사업 추진으로 성장성을 갖추고자 한다”고 밝혔다.

최근 롯데정보통신의 현대정보기술 인수는 우선 삼성SDS와 LG CNS, SK C&C 등 이른바 ‘빅3’ 기업의 IT 서비스 시장 점유율이 갈수록 확대되는 데 따른 적극적인 맞대응으로 풀이된다.

롯데정보통신이 연간 매출 2300억원대에 달하는 현대정보기술을 인수하면 올해 4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되는 자사와 합쳐 단번에 IT서비스 업계 ‘빅4’에 올라설 전망이다.

▲지난 4월 허남석 포스코ICT 사장(오른쪽 네번째)과 임직원들이 회사관계자 모두 하나가 돼 오는 2012년 매출 2조원을 달성하자는 의미로 '대형 비빔밥 만들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내년 IT서비스시장 ‘빅뱅’ 예고= 이렇듯 IT 서비스업체의 덩치 키우기가 본 궤도에 오르면서 내년 국내 IT서비스 시장의 구도변화가 새로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IT서비스 시장을 주도해왔던 삼성SDS, LG CNS, SK C&C 등 빅3 체제가 흔들리고, 포스코ICT, 롯데정보통신 등 2위 그룹으로 급성장하면서 내년 IT서비스 시장에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될 것이란 예측이다.

지난 1월 공식적으로 합병을 완료한 삼성SDS를 제외하고는 내년도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 때문에 내년 사업계획 수립에도 신중한 입장이다.

삼성SDS는 오는 2015년 매출 9조원이라는 비전을 세워놓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존사업과 신규사업 창출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노리고 있다. 김인 사장의 합병 이후 올해 해외매출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전략도 구체화되고 있다. 올 초 5000억원 규모로 추산되는 쿠웨이트 유정시설에 대한 보안시스템 통합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해외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내년이면 합병 1년을 맞이하게 되는 포스코ICT도 어느정도 조직정비를 완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1월 합병으로 인해 IT서비스와 엔지니어링 회사로 탈바꿈한 포스코ICT는 공공, 건설, 철도, 환경 분야를 중심으로 시멘트, 제지, 제약 등 다양한 업종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종산업간 융합 시장에 대한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건설 IT, 교통 IT, 그린 IT등의 융합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이 이 회사의 설명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인수합병 이후 시너지를 창출여부가 관건이라며 무조건적인 외형 확대가 긍정적일 수밖에 없다는 지적 또한 제기되고 있다. 단순히 중복영역 통합을 통한 낭비를 줄이자는 차원에서 이번 인수합병이 이뤄졌다면 시너지 효과보다는 현상유지 정도로 끝날 수 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ICT시장에선 IT서비스기업과 CT서비스 기업간 인수ㆍ합병과 전략적 제휴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최근 포화상태에 놓인 국내 IT서비스시장에서 성장을 모색하기 위한 방법으로 인수합병이 적극적으로 검토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방향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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