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식 司正’…손발 묶인 재계

입력 2010-11-18 11:07 수정 2010-11-19 10:40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특별세무조사에 검찰까지 ‘엎친데 덮친격’...장기화 우려해 내년 사업계획 엄두도 못내

사정당국의 재계에 대한 ‘마녀사냥식’ 사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환율 전쟁이 끝나지 않는 등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재연될 조짐인 가운데 사정당국의 재계에 대한 전방위 사정은 기업경영환경의 앞날을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18일 관계당국 및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삼성에버랜드, SK텔레콤, LGU+등 국내 대표기업들에 대한 세무조사를 최근 착수했다.

국세청은 SK텔레콤 및 SK텔레시스가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는 지 여부와 주식변동 사항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특별세무조사를 담당하던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까지 투입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순한 정기 조사 차원이 아니라는 해석이 무게를 얻고 있다.

국세청과 해당 기업들은 “정기 세무조사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올해 지속되고 있는 사정당국의 ‘대기업 길들이기’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재계와 관가에서는 G20 정상회의가 끝나고 나면 재계에 대한 사정의 칼날이 더욱 예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바 있다.

이같은 전망은 정확히 적중했다.

한화그룹 비자금 조성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 서부지검은 지난 16일 한화그룹 최상순 부회장과 그룹의 투자운영 업무를 담당했던 홍동욱 여천NCC㈜ 사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했다.

최 부회장은 ‘한화의 2인자’로 평가되는 인물로 한화정보통신, 한화유통 등 주요 계열사 사장을 거쳐 2002년 구조조정본부장을 맡아 그룹의 재무·경영기획을 총괄했다.

또 홍 사장은 2007년 한화그룹의 투자운영 담당 부사장으로 활동했고 올해 한화와 대림 그룹의 합작사인 여천NCC의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검찰은 아울러 태광그룹 비자금 의혹과 관련해서도 지난 17일 케이블TV 계열사와 협력업체 7, 8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 2부는 우리은행과 산업은행, 메리츠 화재 등에 대해 해운사에 불법대출한 혐의를 두고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의 C&그룹에 대한 압수수색 이후 두 번째 압수수색이 일어나지 않겠냐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검찰과 국세청 등 사정당국의 대대적인 수사에도 불구, 아직가지 뚜렷한 결과물이 없다는 점이다.

사정당국의 계속되는 조사는 결국 무엇인가를 찾아내야 끝을 내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정당국이 기업들의 불법행위 단서를 포착해 수사를 하는 것은 국가의 녹을 받는 입장에서 당연한 업무이지만, 기업활동에 타격을 주면서까지 사정의 칼을 휘두르는 것은 재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잘못한 게 있으면 맞을 테니 차라리 빨리 때렸으면 좋겠다”라는 볼멘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한화그룹의 경우 현재 그룹 경영이 올스톱 된 상태이다. 올해가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계열사들은 내년도 사업계획조차 제대로 수립하지 못하고 있어 이번 검찰 수사의 장기화를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검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사안에 대해 언급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혐의만 있으면 무턱대고 압수수색하고 조사하는 폐단은 사라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혼돈의 미 대선'에 쭉쭉 오르는 비트코인…6만8000달러 돌파 [Bit코인]
  • [종합] 미국 대선구도 급변...바이든, 사퇴압박에 재선 포기
  • 웨어러블 헬스케어 기기 각축전…‘반지의 제왕’은 삼성?
  • '학전' 김민기 대표 별세…'아침이슬' 등 명곡 남긴 예술인
  • [중앙은행 게임체인저 AI] 파월 대신 챗GPT가?...“금리 결정 인간 몫이나 예측은 가능”
  • 입주물량 매년 10만 가구씩 '뚝뚝'…착공 실적은 역대 최저 수준[부동산시장 3대 절벽이 온다①]
  • 시청률로 본 프로야구 10개 구단 인기 순위는? [그래픽 스토리]
  • "귀신보다 무서워요"…'심야괴담회' 속 그 장면, 사람이 아니었다 [이슈크래커]
  • 오늘의 상승종목

  • 07.22 14:51 실시간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94,469,000
    • +0.34%
    • 이더리움
    • 4,873,000
    • -0.85%
    • 비트코인 캐시
    • 550,000
    • -0.54%
    • 리플
    • 825
    • -1.79%
    • 솔라나
    • 249,400
    • +2.68%
    • 에이다
    • 603
    • -1.15%
    • 이오스
    • 828
    • -3.38%
    • 트론
    • 190
    • +1.06%
    • 스텔라루멘
    • 144
    • -2.7%
    • 비트코인에스브이
    • 64,400
    • -2.35%
    • 체인링크
    • 20,010
    • +0.91%
    • 샌드박스
    • 468
    • -3.31%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