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 소셜커머스 소비자 ‘부글부글’

▲소셜커머스 업체가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채 난립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소가 지난 15일에 발표한 소셜커머스 맛집 메뉴 'Top 10'.

정가 2만8000원짜리 피자가 단돈 1만4000원. 최근 직장인 박애리(28·여)씨는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통해 새로 출시된 피자를 반값이 맛볼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무턱대고 쿠폰을 구입했다가 낭패를 봤다.

막상 해당 식당을 찾아 쿠폰을 사용하려고 하자 구입 당시 공지했던 제품은 메뉴에 없었다. 식당 측은 손님이 한꺼번에 몰려 주문한 제품의 제고가 없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화가 난 박씨는 쿠폰을 환불받기로 결심하고, 제값을 주고 피자를 구입했다.

파격적인 가격을 앞세운 소셜커머스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부작용도 속출하고 있다. ‘반값 쿠폰’으로 잘 알려진 소셜커머스는 레스토랑·공연·미용에 이어 패션·보석·레저·의료 분야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소셜커머스, 준비없는 업체 난립 =소셜커머스는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를 이용해 이뤄지는 일종의 공동구매형 전사상거래다. 온라인에서 일정한 인원이 모이면 매일 하나의 상품에 대해 반값 이상의 할인율을 적용해 주기 때문에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자는 파격가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고, 제휴사는 홍보를 통해 잠재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

이에 따라 총 판매금액에서 일정 비율의 수수료를 제휴사로부터 받는 일종의 중개업자인 소셜커머스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제대로 준비도 안된 채 난립하면서 소비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들이 제휴사를 선택함에 있어 아무런 조건없이 무분별하게 받아들여 제휴사의 잘못으로 발생하는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제휴사가 예약, 메뉴 선택, 시간 등에서 쿠폰 사용에 제한을 두는 등 제값을 내는 고객에 비교해 턱없이 질 낮은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 이용 고객의 불만을 사고 있는 것.

실제로 소셜커머스 업체 홈페이지에는 제휴사들의 이런 차별적 대우에 대한 고객의 항의글이 쇄도한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 피해의 책임을 모두 제휴사에게 전가해 더 큰 원성을 사고 있다.

◇제휴사, 홍보효과 기대감 ‘뚝’ =또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허위·과장 광고 또한 판을 치고 있다. 사전에 공지 없이 서비스 항목을 변경하거나, 예약에 밀려 아예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사이트가 폐쇄돼 돈만 날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소셜커머스를 활용, 광고 효과를 보려는 제휴사들 역시 불만을 제기하고 나섰다. 처음에 할인쿠폰을 들고 온 고객이 다음에는 제값을 내고 해당 서비스와 상품을 이용하리라는 기대감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서울 명동에서 스파케티 전문점을 운영하는 김상엽(33)씨는 “할인쿠폰을 발행하는 당일만 손님이 늘고, 이후에는 그 전 상태와 별반 다르게 없다”며 “결국 단발성 행사 판매다보니 소셜커머스의 궁극적 목적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셜커머스는 신사업 모델로 분류돼 아직까지 법적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돈만 지불하고 상품을 받지 못하는 피해사례가 끊이지 않듯, 소셜커머스도 유사한 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티켓몬스터, 쿠파라치, 위메이크프라이스닷컴 등 소셜커머스 전문업체를 표방하는 곳도 올 초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해 100여 개가 존재한다”며 “시장규모 역시 현재 300억원에서 내년에는 그 10배에 달하는 3000억원 가까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아직 관계기관에서 소셜커머스가 신사업모델이다 보니 일련의 피해사례를 묵과하고 있다”면서 “더 큰 피해 사례가 속출하기 전에 하루빨리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