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꺽기'에 우는 중소기업

입력 2010-11-16 15:46 수정 2010-11-16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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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대출에 대한 원금과 이자를 꼬박꼬박 상환하고 있는데 적금까지 들라는 것은 너무 한 것 같아요. 더구나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 보증까지 섰는데 이 것도 믿지 못한다는 거잖아요. 가뜩이나 사업하기도 힘든데….”

서울에서 공기청정기 제조업을 운영하는 이 모 사장은 금융권에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최근 운영자금이 부족해 5000만원을 대출받았는데, 이 과정에서 은행으로부터 적금 가입을 요구받은 것.

이 사장은“자금 부족으로 대출을 받는 판에 적금 넣을 돈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며 난색을 표했다. 하지만 적금을 들지 않으면 대출 이자가 올라 갈 수 있다는 협박(?)에 울며 겨자 먹기로 적금에 가입하고 말았다. 금융권의 고질적 관행인‘꺾기’를 당한 것.

꺾기란 기업이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때 일정한 금액을 예금 또는 적금하도록 강요받는 것이다. 은행은 대출을 해주고 대출금 일부를 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도록 함으로써 대출 금리 이상으로 실질 금리를 인상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

이 사장은“중소기업이 금융권의 문을 두드리는 것은 자금이 부족하기 때문 아니냐”며“그럼에도 대출 조건으로 예·적금 가입을 강요받는 것은 이중고, 삼중고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이 같은 금융권의 불공정 영업에 대해 벌칙을 강화하는 대책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금융권과 중소기업의‘갑’과‘을’관계는 변함이 없으며, 정부가 개입할수록 오히려 꺾기의 방식만 교묘해 진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돈을 떼이지 않겠다는, 즉 안정성 확보라는 점에서 금융권의 행태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중소기업을 언제나 힘없는‘봉’으로만 보는 잘못된 인식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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