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 1조클럽, 2008 리먼쇼크 이후 배 늘었다

입력 2010-11-16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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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질적인 재계순위는 물론 향후 성장동력의 밑거름이 될 바로미터가 ‘영업이익 1조’다. 매출규모가 상징적인 회사 규모를 의미한다면 영업이익은 한 마디로 ‘장사를 얼마나 잘했느냐를 나타내는 바로미터’다.

지난 2008년 국내 상장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1조를 달성한 그룹은 포스코와 삼성전자, 현대차 등을 포함해 총 14개

사. 이들 1조클럽 단골손님을 포함해 올해는 가입 회사 수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이투데이)

◇ 2008년보다 1조클럽 배 증가

2008년말 리먼쇼크로 국내 산업계 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이 여파가 고스란히 이어진 2009년 초에도 마이너스 성장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반기 들어 회복세가 뚜렷했으나 리먼쇼크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는 못했다.

그 결과 2009년 1조클럽은 전년대비 2곳이 줄어든 12개사에 불과했다. 2008년 처음으로 1조클럽에 가입한 SK에너지가 곧 바로 자리를 물러났고, 2년 연속 1조클럽에 가입하며 단골손님 대우를 받았던 에쓰오일도 영업익 1조 달성에 실패했다.

그러나 올들어 경기회복이 본격화하면서 기업들의 실적도 크게 호전됐다. 올 3분기 기준으로 총 19개 그룹사가 1조클럽에 이미 이름을 올렸다. 포스코와 삼성전자, 현대차, 현대중공업, LG, SK텔레콤 등 단골손님을 포함해 기아차와 대한항공 등이 1조클럽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3분기까지의 실적 호조세가 이어진다면 올해 1조클럽에 가입하는 그룹은 총 25~30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2008년 리먼쇼크 이후 배 이상으로 늘어난 숫자다.

지난 10월 금융업계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발간한 ‘2010 상장사 총람’에 따르면 기업 실적 호조에 힘입어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을 넘긴 상장기업이 2005~2007년 8개에서 올해는 20~30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상반기 상장기업 실적발표에서 삼성전자의 반기 영업이익이 7조원을 넘어선 것을 비롯해 포스코, 하이닉스, 현대중공업, 현대차, LG디스플레이, 신한금융, LG화학, SK텔레콤 등 9개사가 1조원을 이미 돌파했다.

여기에 2009년 1조클럽에서 탈락했던 SK에너지가 복귀했고 기업은행과 가스공사, 외환은행, LG유플러스, 롯데쇼핑, 우리금융, GS 등 10개사가 올 상반기 영업이익 5000억원 고지를 넘어 1조 클럽 후보 기업으로 등장했다.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늘에서 벗어난 대형 금융사들이 새로운 멤버로 1조 클럽에 가입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계적 경제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상향 조정하면서 긍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점도 이런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기아차 약진, 삼성전기와 대한항공 합류

지난해 처음으로 1조클럽에 가입한 기아차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만 7300억원을 넘었고 3분기까지 1조1500억원을 기록하며 1조 클럽에 2년 연속 이름을 올렸다.

2008년 한해 영업이익이 3000억원 대였던 것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다. 2008년 한해 동안 기록했던 영업이익을 2010년에는 단 1분기 만에 달성했다. 이러한 성장세가 최근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2008년까지는 영업이익이 아닌 영업손실에 가까웠다”면서 “최근 디자인 경영 등의 성과가 드러나면서 올 2분기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전자부품기업 삼성전기는 올해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3분기까지 매출 5조3756억원, 영업이익 6942억원을 올려 이미 지난해 실적을 크게 뛰어넘었다. 지난해 연간 실적은 매출 5조5505억원, 영업이익 4821억원이었다.

삼성전기의 이같은 고속 성장세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전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부품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판매 호조가 큰 힘이 됐다. 스마트폰 시장의 확대가 바탕이 됐다. 또 유기발광다이오드(LED) 칩 부문의 성장도 삼성전기의 실적 호조세를 이끌었다.

또한 지난해 1월 대표이사로 부임한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의 신경영법도 한몫 했다는 평가다. 박 사장은 글로벌 공급망관리(SCM)를 전사적으로 도입해 재고 관리의 효율을 극대화 시켰다. 이를 통해 과학적인 생산 전략을 계획할 수 있게 됐다고 삼성전기는 설명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LED 시장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올해 매출 7조1000억~7조5000억원, 영업이익 9200억~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한항공 역시 올해 처음으로 1조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3분기까지 영업익 9791억원을 기록해 1조클럽 가입이 확실시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해 휴가철 여객 부문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에 따라 실적 호전이 이뤄졌다. 특히 1분기부터 전체 매출의 55%를 차지하는 여객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했으며 본격적인 휴가철인 7~8월 국제여객 탑승률도 80%에 달해 사실상 만석으로 운영된 것이 올해 영업익 증가에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원화 강세도 한 몫을 했다. 외화부채가 많은 대한항공은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대규모 외화환산이익을 거두게 된다. 이에 따라 연초 1200원대에서 최근 1100원대로 환율이 떨어짐에 따라 큰 이익을 봤다는 것.

또한 위안화 강세로 중국인 해외 여행객이 급증한데 따른 영향과 대한항공이 아시아항공사 중 최다 태평양노선을 보유하고 있어 환승 수요도 늘고 있는데 따른 영향도 반영됐다. 특히 올해의 경우 정부가 지난 8월1일부터 중국인의 한국 방문을 위한 비자 발급제도를 개정, 시행해 전보다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또한 중국인이 미국 등 장거리 여행을 가기 위해 인천공항을 통해 환승하는 사례도 급증해 이같은 중국인 여행객의 강세가 대한항공의 영업익 증가에 한몫 차지했다는 평가다.

1조클럽 신규 회원들과 함께 기존의 클럽 멤버들도 지난해 최악의 경기침체 속에서 가까스로 거둬낸 영업이익을 대부분 올 상반기에 달성하는 등 실적 호조세가 뚜렷하다.

국내 산업계 1조클럽은 별다른 악재가 없는 이상 당분간 꾸준히 늘어갈 것이라는 게 재계의 전반적인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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