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성동 동력 찾는다며...대기업 M&A '횡포'

입력 2010-11-1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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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력 열세 '中企' 울며 겨자먹기로 당해

중소 IT기업인 B사는 최근 대기업인 S사로부터 인수합병(M&A) 제안을 받았다. S사에 납품을 하고 있기도 한 B사의 박 모 대표이사는 고민에 빠졌다. 기술력을 인정받은데다 매각 대금도 적지 않아 일면 좋기도 하지만 열심히 일궈온 회사를 빼앗기는 심정이 들어 선뜻 응하기가 꺼려지는 것.

또 다른 중소 IT기업인 P사는 어렵게 개발한 핵심 기술에 대해 특허를 내놓았지만 최근 대기업인 L사가 모방 특허를 내놓고 인수합병을 제안해 왔다.

이 회사의 김 모 대표이사는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를 뺏기면 회사의 문을 닫을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에‘울며 겨자 먹기’로 인수합병을 심각하게 고려중인 상태다.

최근 정부의 국정 현안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화두가 되고 있는 가운데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합병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상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산하 M&A지원센터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만 월 평균 68건의 인수합병(M&A) 관련 상담이 이뤄졌다. 이는 지난해의 월 평균 37건보다 크게 늘어난 수치로 이중에서 거래가 성사된 경우만도 30건에 이른다.

이는 대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중소기업 인수합병에 발 벗고 나선 것을 의미하는데, 이같은 현상은 갈수록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대형 M&A가‘승자의 저주’로 끝나는 경우가 많이 발생하자 이번에는 중소기업을 타깃으로 하는 실속형 합병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앞으로 이 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중기 인수합병‘열풍’

최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기업의 인수합병은‘열풍’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빈번한 상태다.

대기업은 적은 돈을 들여도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적은 회사를 사들여 핵심사업을 보강하거나 외연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포스코의 경우 지난 4월 석유화학 플랜트 업체인 성진지오텍의 지분 40%를 인수했다.

순혈주의를 고수해 온 삼성그룹 역시 태양전지, 자동차 2차전지, LED, 바이오제약, 의료기기 등 5개 산업에 23조원을 투자하겠다며 중소기업 인수합병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밖에 SK, LG 등의 대기업도 강소 중소기업에 관심을 보내며 러브 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기업사냥’ 우려

대기업의 중소기업 인수합병이 줄을 잇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은 자칫‘기업사냥’이 될 수도 있다며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대기업에 인수합병이 되더라도 기술력이란‘알맹이’만 쏙 빼고 그대로 방치될 수 있다는 걱정도 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 S사에 인수합병된 I사의 J모 대표이사는“대기업에 인수합병되면 좋은 줄만 알았다”며“하지만 인수합병 이후 대표직을 유지시켜 주겠다는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J 모 대표는 이어“인수합병 이후‘갑’과‘을’의 관계가 변하자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며“청춘을 받쳐 일군 회사를 빼앗긴 것 같아 인수합병에 후회를 했다”고 덧붙였다. B사의 박 모 대표이사는“대기업이 칼만 안들었지 무서운 회사 아닙니까”라고 반문하며“토사구팽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인수합병을 부정적인 시선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M&A업계의 한 관계자는“대기업은 중소기업을 신사업 파트너로 생각하고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성장의 밑거름으로 여긴다면 상생의 인수합병은 얼마든지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삼일회계법인의 M&A 담당자 역시“대기업의 자금과 중소기업의 기술력이 합쳐지는 인수합병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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