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사 압력에 미측 FTA수정 요구 커진 듯

입력 2010-11-11 15:12 수정 2010-11-11 16:11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시한 정해놓은 협의 난항 빠져

11일 한미 정상회의 전 완전 타결을 목표 시한으로 잡았던 양국 정부가 늪에 빠진 격이 됐다.

시한이 정해진 게임에서 양국은 예상과 달리 평행선을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양국 모두 3년간 묵혀 있던 숙제를 풀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했다.

미국은 고실업과 경기 침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진행되던 FTA의 비준 추진이 필요했다. 중간선거에서 완패한 오바마 대통령은 패배의 원인인 경제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한미FTA의 비준이 중요해졌다.

한미 FTA는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오바마 정부가 도외시했던 과제다.

미국은 2007년 6월 부시 정부에서 체결된 한미 FTA에 대해 불만이 많기도 했다.

6월 양국 정상이 서울 정상회의 이전 남은 쟁점의 협의를 마무리하기로 했지만 미국은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10월말까지 내놓지도 않고 있었다.

우리 정부 역시 FTA의 비준 추진이 경제 선진화를 위해 필요했지만 미국만큼 급할 것은 없었다. 2007년 6월 체결 수준의 협정에 크게 불만이 있는 것도 아니었으므로 정부는 미국의 요구 제시를 기다리는 입장이었다.

결국 지난달 양국 통상장관들이 파리와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차례 만나면서 미국의 요구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시한을 한달 남겨놓고 나온 것이다.

지난달 26일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5시간 넘게 협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헤어졌다.

지난주 서울에서 실무협의가 열리고 이번 주 통상장관회담으로 이어지면서 양국은 미국의 구체적인 요구사항을 놓고 협의를 지속했다.

실무협의 진행 중에 미국의 포드 자동차는 미 주요 일간지에 전면광고를 게재하면서 한국의 차시장이 닫혀 있으며 현 협정 수준의 한미FTA로는 이를 시정하기 어렵다고 여론몰이에 나서기도 했다.

포드가 FTA 협정에 반대하고 이번 주 통상장관 회담 진행 중에는 중립적이던 클라이슬러사까지 반대 입장으로 돌아서면서 미국 자동차 회사의 미 정부에 대한 압력은 더욱 거세졌던 것으로 관측된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미 정부는 더 높은 수준의 요구를 하게 되고 결국에는 합의에 이르지 못한 원인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김종훈 본부장이 브리핑에서 밝힌 바와 같이 일정부분 자동차 부문에서의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의지를 갖고 있었던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애초에 정부는 미국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더라도 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었다. 상대적으로 미국에 비해 여유 있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요구 수준이 높아지면서 정부로서도 한계를 절감한 것으로 보인다. 급할 것이 없는 정부의 입장으로서는 과도하다고 여겨지는 미국의 요구는 받아들일 이유가 없다.

특히 국내 야권에서 밀실협상과 미국의 요구를 전부 수용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정부로서도 조심스럽게 협상에 임할 수 밖에 없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양국 정상들이 FTA 협의를 지속하고 조속한 합의를 이루기로 한만큼 시한의 부담을 벗어나 합리적인 수준에서 적절한 타협점을 양국이 찾기 위해 나설 전망이다.

정부는 시한을 두고 합의에 이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는 놓쳤으나 졸속 합의라는 비판에서는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다시 벌 수 있게 됐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6년 전에도 태풍 '종다리' 왔다고?…이번에도 '최악 더위' 몰고 올까 [이슈크래커]
  • 드림콘서트 30주년…그 시절 치열했던 팬덤 신경전 [요즘, 이거]
  • 사라진 장원삼…독립리그와의 재대결, 고전한 '최강야구' 직관 결과는?
  • 단독 외국인 유학생 절반 "한국 취업·정주 지원 필요"…서열·경쟁문화 "부정적" [K-이공계 유학생을 잡아라]
  • 증시 떠나는 지친 개미…투자자예탁금·빚투 대신 ‘CMA·MMF’ 쏠리네
  • ‘전세사기특별법’ 합의...여야 민생법안 처리 속전속결[종합]
  • 잭슨홀 미팅, 어느 때보다 의견 갈릴 듯…투자 불확실성 최고조
  • '14경기 강행군' 신유빈, 결국 어깨 부상…한 달 휴식키로
  • 오늘의 상승종목

  • 08.20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405,000
    • +0.36%
    • 이더리움
    • 3,560,000
    • -0.75%
    • 비트코인 캐시
    • 458,700
    • -0.86%
    • 리플
    • 817
    • -0.37%
    • 솔라나
    • 196,900
    • +0.1%
    • 에이다
    • 474
    • +2.82%
    • 이오스
    • 676
    • +1.35%
    • 트론
    • 217
    • +11.28%
    • 스텔라루멘
    • 134
    • +2.29%
    • 비트코인에스브이
    • 58,200
    • +0.52%
    • 체인링크
    • 14,080
    • +1.44%
    • 샌드박스
    • 359
    • +0.56%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