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처나는 '달러자금'에 은행들 '골치'

입력 2010-11-1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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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으로 전 세계에 달러 공급이 확대되면서 국내 은행들도 넘처나는 달러자금에 골치 아파하고 있다. 외화유동성이 풍부해지면서 글로벌 금융위기 때 겪은 외화부족 사태에서는 벗어났지만 정부 당국의 규제 강화 등으로 마당한 운용처를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다수 국내 은행들은 올해 말까지 해외에서 공모를 통한 외화채권을 발행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사무라이채권을 발행한 것을 마지막으로 연말까지 추가 외채를 발행하지 않을 계획이다. 우리은행 역시 이미 상반기 중에 외채 발행을 통해 충분한 외화자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올해 해외에서 9억 달러 규모의 공모 채권을 발행했으나 연말까지 추가로 외채 발행 공모에 나서지는 않을 계획이다. 산업은행도 4분기 발행을 허가받은 최대 1억5000만 달러 규모의 태국 바트화 채권 발행을 마지막으로 당분간 공모 외채를 발행하지 않을 예정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미국의 양적 완화 등으로 전 세계에서 달러 자금이 풍부한데다 기업의 외화예금 증가 등으로 외화자금이 넘쳐나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재로써는 추가로 외채 발행을 통해 외화자금을 확보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은행 외화예금 잔액은 8월 22억9000만 달러에서 9월 29억1400만 달러, 10월 29억8400만 달러 등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우리은행의 외화예금 잔액도 8월 41억9900만 달러에서 10월 45억62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정부의 외환보유액도 두 달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3000억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은 10월 말 현재 2933억5000만달러로 한 달 전보다 35억7000만달러(1.23%) 증가했다. 이는 외환보유액 집계가 시작된 1971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반면 은행들의 단기 외화차입 규모는 감소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9월 10개 국내은행의 기간물(만기 2일~1년) 차환율은 65.1%로 전달보다 8.6%포인트 하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외화자금은 넉넉하다"며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은 많지 않고 수출입업체들이 결제자금 용도로 넣어두는 외화예금은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남아도는 외화자금을 운용할 곳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다. 정부가 급격한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지난 7월 외화대출 운용 기준을 강화함에 따라 기업들의 외화자금 수요가 줄어들었고 지난달 도입한 선물환에 대한 포지션한도 규제로 파생상품을 이용한 외화자금 운용도 어려워진 탓이다.

외환은행은 "단기적으로 외화자금은 풍부해졌지만 외화자산 증가 추세가 둔화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풍부한 자금을 운용할 운용처가많지 않다"고 밝혔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외화차입과 선물환 등의 규제에 나서고 있어 단기 외화 차입 등의 여건이 개선됐다고만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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