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계, 환율 1100원 붕괴대비 시나리오 마련

입력 2010-11-05 13:15 수정 2010-11-05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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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괜찮아"... 외환시장 예의 주시

- 채산성 악화 대비 내년 사업계획 수정

원화강세가 지속되면서 국내 산업계가 내년도 사업계획 수립에 난항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원-달러 환율을 1100원으로 잡은 가운데 4일 장중 한 때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105원까지 떨어지는 등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0원마저 위협했기 때문.

▲미국이 경기부양을 위해 6000억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시중에 추가 공급하는 조치를 내린 후 5일 코스피지수가 연고점을 갱신하고 환율이 소폭 하락한채 장을 시작했다.(사진=노진환 기자)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경우 내년 원·달러 환율 평균치를 1110원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환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계획을 수정한다는 방침이다.

LG화학도 내년 원-달러 환율을 1100원으로 정하고 사업계획을 짜고 있지만 환율변동 추이를 지속적으로 관찰한다는 입장이다.

원-달러 환율과 국제유가는 모든 기업들이 이듬해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가장 기본이 되는 지표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내년도 사업계획을 계속 수정해야 하는 곤란함에 처해있는 것이다. 최악의 경우 연간 사업계획 수립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급락이 지속되면 원가절감과 구매 합리화 등 지금보다 더 센 강도의 채질개선이 필요하다”며 “결국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큰 틀에서 내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분기 또는 월간 단위로 미세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환율급락의 여파는 내년 사업계획 수립 난항뿐만 아니라 올해 경영목표 달성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전자와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요 수출기업들의 채산성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돼 4분기 경영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수출기업 관계자는 “아직은 감내할 수 있는 범위이기는 하지만, 최근 낙폭추이가 심상치 않아 환율변동을 예의 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1100원대가 붕괴될 가능성도 예상해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원화절상에 가장 큰 타격을 받는 곳은 섬유업계. 섬유업계의 경우 매출의 70% 이상이 수출에 의존하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시 매출액이 200억원 이상 감소하게 된다.

전자업계의 경우 과거 환율에 의한 채산성 악화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생산 비중 증가 등 체질개선을 통해 큰 영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현재 환율수준이 크게 우려되는 정도까지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환율변동폭이 커지면 내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는 데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외환시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주요석유화학 업체들도 원화강세가 달갑지만은 않지만 아직은 버틸만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을 수립할 때 원-달러 환율을 1150원으로 정했다”며 “원화강세 추이가 심상치 않지만 1050원 수준까지는 버틸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환율하락이 이어질 경우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하기 때문에 각 사별로 위기대응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

SK에너지는 최고재무관리자(CFO)가 주관하는 환율 대책회의를 상설로 운영 중이고, LG화학도 환율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결제통화 다변화 등을 검토중이다.

자동차업종도 수출 비중이 절대적이어서 환율이 급락하면 수익성이 타격을 받는다.

국내 생산 물량의 60~70% 가량을 수출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는 원ㆍ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매출이 2000억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사업계획 수립시 원-달러 환율을 1100원으로 잡아 아직은 버틸만한 수준”이라며 “원가 절감과 현지 생산 공장 확대 등 체질개선을 통해 환율리스크를 분산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원화강세로 정유, 항공, 음식료업계는 반사이익을 누리게 된다.

항공업계는 유류 구입과 항공기 구매로 인한 부채가 많아, 환율이 떨어지면 이자 부담 등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할 때마다 각각 이익이 540억원, 68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하지만 환율하락으로 수출업계의 수출물량이 줄어들게 되면 항공화물 부문 수익이 줄어들어, 환율하락이 꼭 반갑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대부분 환헤지를 하고 있는 조선업계는 환율변동이 향후 수주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100%,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80~90% 선물환 거래를 통해 환율변동 리스크를 피하고 있어 이미 수주한 선박은 환율 급락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

한편, 지난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07.5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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